11.3. 일본 헌법 공포일 한일 시민단체 공동기자회견 성명서

11월3일은 일본 헌법 공포 59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59년간 전후 일본 헌법은 끊임없이 시련을 겪어 왔다. 해석개헌이라는 논리로 헌법 9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었고, 최근에는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개헌세력들이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고 해외에서의 무력행사를 허용하기 위한 9조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11일 중의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은 창당 50주년이 되는 11월22일을 기해 헌법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중의원 선거에 패배한 민주당이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개헌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헌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오늘 서울과 토쿄에 모인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은 현재 일본의 헌법 개정 움직임은 ‘전쟁포기’와 ‘전력보유 금지’를 규정한 9조의 무력화와 폐지를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또한, 헌법9조의 폐지와 무력화에 단호히 반대한다.

첫째, 일본의 헌법 9조는 반성과 화해에 기반 한 아시아 민중들과의 약속이다. 일본의 헌법 9조는 무모한 침략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민중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군국주의에 대한 책임 추궁이며, 또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일본은 다시는 전쟁하는 국가가 되지 않겠다’는 아시아 민중들과의 화해를 위한 약속이다. 따라서, 헌법 9조를 개악하는 것은 아시아 민중들과의 약속을 깨는 것이며 화해의 역사를 거스르는 행위이다.

둘째, 일본 헌법 9조는 그동안 일본과 동아시아 국가들이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이었다. 그러나, 일본 헌법 9조 개악은 미일동맹에 편승한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역사교과서 왜곡, 총리와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과거회귀적 우경화와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결국, 일본 헌법 9조의 개악은 아시아 국가들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는 불신의 악순환을 낳게 될 것이다.

셋째, 일본 헌법 9조는 미일동맹, 한미동맹의 군사적 일체화로 초래되고 있는 동아시아의 긴장을 극복하고 군비축소와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평화질서를 창출하는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인권과 민주주의에 기반한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항구적인 평화주의 원칙에 기반해 전쟁포기와 전력보유 금지를 명시한 일본의 평화헌법은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되어야 하며 동아시아와 전세계로 확산되어가야 한다.

일본의 집권자민당과 개헌세력은 헌법9조를 지키고 실천하는 ‘평화국가 일본’이 아시아 민중들이 일본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이며, 그것이 일본의 진정한 국제공헌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헌법 9조를 개악하는 것은 아시아 민중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을 배신하는 것이며,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과 아시아 민중들은 인류의 역사와 일본의 역사 속에서 ‘자위’(自衛)와 ‘국익’(國益)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졌던 침략전쟁의 역사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평화헌법 개악 움직임을 직시하고 단호히 대처해 갈 것이다.

오늘 서울과 토쿄에서 평화헌법 개악을 저지하고 평화헌법의 소중한 원칙을 살려가기 위해 모인 양국의 시민단체들은, 향후에도 일본의 헌법9조를 수호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연대를 지속해 갈 것임을 밝혀 두는 바이다.

한국: 일본평화헌법개정저지를 위한 한일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사)개척자들, 동북아평화연대, 비폭력평화물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참여연대,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박물관추진위, 평화시민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포럼,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청년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민중연대, 통일연대, 여성환경연대, 민족화합운동연합, Asian Wide Campaign Korea

일본: 11.3 헌법 집회 실행 위원회

기독교 신자 평화 네트, 헌법을 사랑하는 여성 네트, 헌법을 살리는 모임, 고교생 반전 행동 네트워크, GPPAC Japan, VAWW-NET Japan, 종교자 평화 네트, 전국노동 조합 연락협의회, 피스보트, 페민 부인 민주 클럽, 평화 헌법 21세기 모임, 메이타이슨다이문학회, 용서말라! 헌법개악 시민 연락회

“고이즈미가 일본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2005-11-03 14:29]



3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평화헌법 개정저지를 위한 한일공동행동의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키미지마 아키히코 리츠케이칸대 교수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유정 기자

일본 헌법 공포 59주년을 맞는 3일 한일 시민사회단체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헌법 9조(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평화헌법개정저지를 위한 한일공동행동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엔 20여명이 참석해 헌법개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이 ‘동아시아 평화 위협하는 평화헌법 개악 반대한다’, ‘헌법 9조는 아시아인들을 향한 약속’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가운데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일본이 평화헌법을 개정할 경우 군비증강 경쟁이 가속화 된다”며 “그 자체로 훌륭한 평화헌법을 통해 일본국민을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이영수 할머니는 시종일관 강한 어조로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했다.

“왜 일본대사관 앞에서 우리는 목청을 높여야 하는가”고 흥분한 그는 “고이즈미가 일본국민을 죽이려 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자신의 죄를 모르는 고이즈미는 오늘 밤에라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좀 해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엔 한일공동행동 일본측 대표인 키미지마 아키히코 리츠메이칸대 교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아키히코 교수는 “어제 일본에서도 평화헌법 개악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었다”며 “헌법 9조는 침략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일본과 아시아 민중 사이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평화헌법 개악을 막기 위해선 일본에 더 큰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종환 민족화합운동연합 대표의장은 “일본의 역사를 보면 스스로 개혁한 적이 없다”며 “자민당에 이어 민주당마저 헌법개정에 찬성한 만큼 이를 막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아키히코 교수가 공동으로 낭독한 성명서를 일본대사관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그러나 10여명의 전경들이 대사관 입구를 봉쇄해 성명서를 전달하려는 이들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유정 (actionyj@dailyseop.com)기자



헌법 9조(평화헌법) 개정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김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