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얼마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혜자씨의 책제목이다.

이 책은 김혜자씨가 직접 아프리카, 아프카니스탄, 동남아, 북한 등을 둘러 보고

그곳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글로 적어 놓은 것이다.

몇장의 사진과 글로 적혀 있는 그 생생한 고통들은 나는 직접 동영상으로 보았다.

벌써 7년째 나는 김혜자씨가 현지를 돌며 찍어온 동영상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을 해 왔다.

그 긴세월 동안 나는 한달에도 몇번씩 삐쩍 마른 아이들의 울음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 아이들의 얼굴은 어떤 때는 까맣고 어떤 때는 하얗고 또 어느 순간에는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지금 이라크에선 온 가족이 식탁에 앉아 밥을 먹다가 날벼락처럼 폭탄을 맞는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 총알이 날라들어 한반에 몇명씩

아이의 자리가 비어 있다.

또, 학교가 끝나 집에 가면 집을 부셔져 갈곳이 없는 아이들이 허다하다.무지막지한 탱크가 사람이 있건 없건 집을 부셔 버린다.

아프리카 시에라이온에서는 반군들이 10살 남짓 아이들의 한손에는 마약을 한손에는 총을 쥐어 주고 밤마다 마을 습격하게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이아 몬드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벌써 영국인들이 다 캐서 씨가 말라 버린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남은 아프리카 사람들은 서로를 죽고 죽인다.

전쟁이 끝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만 그건 더욱더 아니다.

미국에서 테러를 명분으로 가장 먼저 전쟁을 일으켰던 아프카니스탄은 세계 최고의 영아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고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독풀을 씹고 다녀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해 질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정말 있는 자들의 탐욕은 끝도 없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부를 차지 해야만 그 탐욕은 끝나는 걸까?

이 아이들을 처음 봤을 때 난 조금은 불쌍하지만 그냥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내 앞에 닥친 일이 아니면 금세 잊어버리니까..

그런데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자 상황은 달라졌다.

우는 아이들의 얼굴에 자꾸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져서 도저히 화면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내 아이가 저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우습게도 보험을 하나 더 드는 거였다.

내가 죽더라도 내가 무슨일이 있더라도 아이들을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에서 였다.

참 이기적이다. 그돈이면 죽어가는 아이들을 두명 정도는 평생 잘 살 수 있는데..

지금까지 내가 그 아이들을 외면한 방법은 아주 단순했다. 이번에는 말고 다음에 도와야지.. 이거면 양심에 가책도 덜 느껴지고 덜 미안했다.

그런데 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런 편법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너무 풍족해서 물건이 아껴운 줄도 우리 아이와 그 아이들의 얼굴이 또 겹치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얼마전 부터 우리 큰 아이에게 굶주리는 아이 사진을 하나 보여주고

‘니가 사탕 안사면 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어’ 하고 계속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나 사탕 안먹고 도와줄꺼야 하다가 사탕앞에서는 두개 사서 그 아이하나 나하나 먹겠다고 우겨 아직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나도 귀찮아서 아니면 아이가 너무 이뻐서 며칠 하다가 관두고 생각나면 또 하고 그러기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나는 믿는다.

언젠가 나의 이 작은 노력으로 우리 아이가 남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품성을 가지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