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통합은 지방자치의 발전인가?

유성찬(자치분권전국연대 사무처장)

광역시로 나눠지기 전까지 경북이었던 대구시는 시민들의 생활편의, 교통, 도시문제, 교육, 환경, 경제활동 등 대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경북과 분리되어 광역시로 성장하였다.

그 이후 97년, 99년, 2001년에 걸쳐 경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통폐합이 거론되다가, 다시 올해 4월 총선을 계기로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이 됐다. 하지만 대구의 입장에서는 ‘시민을 위해 분리할 때는 언제이고, 다시 통합하자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라는 말이 당연히 나올 수가 있다.

그렇지만 대구경북 통합은 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며, 그 통합에 어떤 득이 있는가의 측면에서 따져야 할 일이다. 또한 참여와 자치의 시대에 대구경북 통합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가 하는 점도 심사숙고 해볼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 통합 주장은 주로 역사적 동일성, 행정효율성과 TK의 정치적 안정성, 경제 규모의 적정성 등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으나 그렇지 않다. 통합 논리의 중요한 주장 하나가 바로 행정효율성 강화인데, 행정서비스 및 행정의 수요와 공급 문제에 있어서 대도시인 대구에 비해 농어촌, 중소도시 중심인 경북의 요구가 근본적으로 다르므로 행정효율성 도모라는 논리는 전혀 맞지 않다.

대구는 주로 교통, 환경, 주택문제 등 대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경북은 농촌기반시설, 농산물 유통문제, 중소도시 문제 등이 대두되는데 이를 통합관리한다고 해서 과연 효율성이 높아지겠는가?

결국 대구시와 경북도를 합쳐 행정 효율성을 높이자는 의견은 여전히 대구중심의 사고일 수 있다. 관료사회에서 도청이 있는 대구가 경북의 중심이듯이 대구로의 시,도 통합은 대구중심의 관료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역으로 경북 중심으로 관료집단을 재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나, 아무도 대구시청이 경북도청으로 들어와 도청공무원들의 관리를 받는다고는 믿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행정체계는 읍-면-동, 구-군-시, 특별시-광역시-도, 중앙정부로 되어있지만 이는 행정서비스의 지연, 인력관리 및 행정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진정으로 행정효율성을 강화하려면 현행 광역시,도 체제를 탈피해야 할 것이다. 요즘 포항이 특정시로의 발전이 예측되는 것처럼 생활권역으로 경북을 분권화시켜 중앙정부와 직접 연결하는 것이 더 낫다.

나아가 산업클러스트와 지방분권이 강조되는 현재에 포항생활권역, 구미생활권역, 대구경산생활권역, 경북북부생활권역으로 행정체계를 나누고 도의 행정체계를 없앤다면 효율성이 대단히 높아질 것이다.

필자는 일부 대구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정치인들이 지방분권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게 대구경북 통합을 주장해 정치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미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시민사회의 정치시스템은 자치와 참여민주주의이다.

결론적으로 대구경북의 통합논리에는 행정의 효율성, 주민생활의 편리성, 지방자치의 미래성이 결여돼 있다. 현재 대구경북의 행정구조를 각각 인정하고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생활 편의를 중요시 한다면 자치와 분권의 정신에 맞게 대구와 경북의 각 시, 군이 협치하고 도시와 농촌이 협력하여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의 행정체계로도 충분할 것이다. 만약 정말로 시.도민들의 생활을 위해 통합해야 한다면 생활권역으로 나누어 광역시와 도행정 체계를 변화시키는 일부터 먼저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