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변했다

십시일반, 소액이지만 연중기부 늘어 후원금내면서 연말정산때 전액 환급 인터넷 사이버머니로 특정단체 도와

기부문화가 변했다. 돈 가진 일부만의 연말특집이 아니라 마음 가진 사람들의 정성으로 변했다. 또 연말에 집중되는 것에서 매달 지속적으로, 그것도 도움 받을 사람을 정해 기부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순수한 나눔에 재테크도 접목되고 있다.

#한사람의 열 걸음에서 열사람의 한 걸음으로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따르면 지난해 기부자 유형 중 개인 등의 비율은 37.3%로 2년 전에 비해 23.9%증가했다. 반면 기업의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18.8%줄어들었다. 기부금의 사용처와 목적을 정해서 낸 기부금으로 지원하는 ‘지정기탁사업’의 지난해 배분지원액은 19억7천7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억3천100만원 늘었다.

또 예전의 경우 기부금의 80-90%가 연말에 모인 반면 최근 들어서는 소액이지만 연중 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모금회관계자는 전했다.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정미정 홍보담당은 “소액다수의 기부도 좋지만 기부를 통해 기업이 사회 환원을 하는 부분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구에서는 5천만 원 이상 기부하는 기업체가 단 한곳도 없다”고 말했다.

#수익률 높은 투자

직장인 김모(44)씨는 이달 중순께 대구 선거관리위원회에 1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냈다. 정치참여보다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 정치자금법에 따라 10만 원 이하를 기부하면 연말정산시 기부금 전액과 주민세를 포함, 총 11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거기다 기탁자들에게는 쌀, 보리 등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한 달 만에 수익률 10%이상의 투자를 한 셈이다.

김씨는 “정치보다 1만원을 더 돌려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에 더 관심이 간다”며 “나중에 이벤트에 당첨되면 일석 삼조”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추첨을 통해 기탁자에게 스키팩키지 이용권과 전자 사전 등을 준다.

대구시 선관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선관위에 들어온 정치후원금은 5천677만원. 모두 560명이 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모금된 금액보다 많으며 2년 전에 비해서는 14배 이상 증가한 것.

기부자 수가 늘어난 시기는 관련법 개정으로 후원금보다 많은 돈을 되돌려 받은 수 있게 된 때와 맞물린다.

대구시선관위 관계자는 “대부분이 전액 세금공제를 받는 10만원을 낸다”며 “지난해부터 공무원 등도 정치후원금을 낼 수 있게 된 점도 기부자 수가 많아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돈 한 푼 안들이고 기부한다.

‘fairy’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대구 KYC(한국청년연합회)에 5천원을 기부했지만 자기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하나도 없다. 인터넷에서 퀴즈를 풀어 새긴 ‘콩’을 기부한 것. 이는 네티즌을 자신이 모은 콩을 특정단체에 기부하면 ‘후원업체’가 네티즌이 기부한 콩만큼을 현금으로 기부해주는 것. 네티즌은 마음만 기부하고 후원단체가 실제 돈을 전달하는 것. 이렇게 이 단체에 콩 등을 기부한 사람은 535명, 금액은 700만 원 이상이다. 기부한 이후에는 어떤 곳에 자신의 콩이 사용됐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단지 기부금 영수증은 발급되지 않는다.

500개의 콩(현금5천원)을 기부한 ‘ehdgudgmlakd’란 네티즌은 “기부한다 것은 정말로 마음을 살찌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 KYC(한국청년연합) 김동렬 사무처장은 “콩을 기부하는 것은 마음만으로 돈을 만들어 기부하는 것”이라며 “각종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받는 포인트도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inh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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