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사·천안KYC·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공동주최 천안도심 작은 산 살리기 공동캠페인-②

“제 모습 갖춰야 아름답다”

동네산의 역사…일봉산

동서로 길게 주능선이 형성된 1백33m의 일봉산은 도심 서남쪽에 위치한 본산으로 아침, 저녁은 물론 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요.

배산임수가 꼭 멀리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봉산의 남록에는 용곡동의 ‘눈들’ 부락이 있고 천안천이 그 앞을 흐르고 있으니, 배산임수의 표본이지요.

눈들 부락의 본래 이름은 ‘선들’이었습니다. 마을 뒷산인 일봉산에 높이가 12척이나 되는 바위가 서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어느 날 이 바위가 갑자기 옆으로 누워 마을 이름이 ‘선들’에서 ‘눈들’로 바뀌었다는 설화가 전해집니다. 지금도 이 돌이 반쯤 땅에 묻힌 채 남아 있으니 산에 오르시면 꼭 찾아보세요^^

봄, 가을이면 다가동과 신방동, 용곡동 등 인근 유치원 아이들의 소풍 장소로도 각광받는 일봉산의 묘미는 정상의 팔각정에 섰을 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천안역을 비롯해 경부선, 장항선 철로, 대흥동 중앙로 등 도심 주요 지역이 한눈에 들어오지요. 건강을 위해 일봉산을 자주 찾는다는 이일훈(70·다가동) 신용동 노인회장은 “탁 트인 일봉산 전경은 마음 속까지 시원함을 전해준다”고 말하십니다.

또한 북쪽 기슭에는 천화종의 총본산인 광명사가 있습니다. 천흥종은 1979년 서울 인사동의 용운사에서 이곳으로 이전, 총본산으로 삼고 있지요. 시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수도사업소도 일봉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일봉산은 울상입니다. 90년대 아파트 단지들에 산자락을 내주었는데 지난해부터 또다시 아파트 건립붐이 일며 산자락이 허물어지는 탓.

소방공무원으로 창작활동도 왕성한 한정찬 시인은 시 ‘일봉산’에서 개발의 물결에 제 모습을 잃는 일봉산에 대한 안타까움을 고백했습니다.

제 모습 갖춰야

아름답다

문명의 파도에 밀려 온

건물들이

너절한

일봉산 기슭

예전에 불던 바람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시린 새벽 하늘을 가르는

수천 소절의 야호 소리

일봉산은

깊은 시름에 겨우

앓아 누워 있다

( 2004.07.13 천안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