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환, “종전선언 빨리해야”
노 대통령 임기 내 종전선언에 무게, “중요한 것은 부시 결단”














2007년 10월 23일 (화) 20:24:16 박현범 기자 tongil@tongilnews.com


“200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평양이 서울을 징검다리로 해서 워싱턴으로 가려는 의지가 확고한 점이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  [사진-통일뉴스 자료사진]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0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면서, “북한은 종전선언을 노무현 대통령 임기 내에 할 수 있으면 한번 해보자는 의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실험 이후의 국면을 전환해 한국전쟁 종료와 함께 북-미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와 경제재건을 하겠다는 확고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합의를 꼽은 고 교수는 부시 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김 위원장이 화답함에 따라 “공은 워싱턴으로 넘어갔다”며, 북한은 부시 대통령 임기 내 북미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협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했다.

고 교수는 “북한은 연내 2.13합의 이행이 완료되는 것과 함께 종전선언을 하고, 핵폐기와 평화협정 및 관계정상화를 맞교환하는 2단계 협상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노무현 대통령 임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에 종전선언을 완료하고, 미국 대선국면이 본격화되기 전에 북미관계 정상화를 하려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시 대통령의 결단이다.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냉전종식을 외교적 업적으로 삼으려는 전략적 결단을 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종전선언의 시기와 관련해 “종전선언의 의미가 평화체제로 가는 서막으로서의 의미가 있고, 만약 정권이 바뀔 경우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가는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종전선언을 빨리해서 유인책으로 비핵화를 촉진하느냐, 보수측의 입장대로 비핵화가 진전되고 평화협정의 체결 여건이 조성된 마지막 단계에서 하느냐인데 우리의 정치일정과 미국의 정치일정을 고려해 볼 때 시간을 놓치면 또 걷돌 수 있다”며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도 한두달 늦어져서 5년간 후퇴했다. (늦어지면) 많은 혼란이 있을 것 같다. 가능한 빨리 가져가면 좋겠다”고 재촉했다.

























   
  ▲ ‘200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향후과제’ 토론회가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정상회담 이후 이른바 ‘평화경제론’과 ‘안보대비론’에 입각한 진보와 보수 진영간의 대립각이 그대로 나타났다.

토론자로 나선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고 교수의 주장에 대해 “평화경제론만으로 분석.평가함으로써 발제문 곳곳에는 희망론적 낙관주의가 진하게 묻어나오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의 체제모순에서 비롯되는 숱한 문제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안보대비론은 안보와 남북화해협력을 모두 중시하지만 안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며, 평화경제론이 ‘북한이 변화를 끝내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이 끝내 핵을 고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이 체제고수를 결심하고 있는 중에 제공되는 대북지원은 결국 체제결속을 위해 사용될 것 아닌가?’의 질문에 아무런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비하하는 표현과 비유를 사용해 청중석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기도 한 김 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과 관련된 합의를 두고 “전부 다 돈 들 일들이다. 관건은 북한의 변화와 의지다. 술만 먹으면 칼 휘두르는 동생을 위해서 형이 공부방 만들어 주고 책을 사주는 것은 (생각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이다”며 “동생이 생각을 바꾸고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형님이 도와 줄 수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연구위원의 비유를 두고 “아마도 북한의 작년 핵실험을 두고 비유했을 것 같다. 나 역시 핵실험은 반민족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왜 핵을 개발했느냐? 그 이유를 따져 봐야 한다”고 전략적 차원에서의 반대론을 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근본원인을 따져 볼 때, 탈냉전시대에 와서 소련은 자본주의시장경제로 갔고, 남한은 미국과 더 친해졌고, 미국은 군사공격을 해서 북한과 비슷한 나라를 군사공격해서 끌어내 죽였다”며 “북한의 입장에서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핵무기를 해외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다독거려야 우리에게 이득이다”며 “강하게 압박하면 북한의 체제결속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부시가) 무능하게 해 왔고, (그로 인해) 핵을 개발한 것이 다 정당화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은 밀월관계로 가고 있다. 우리는 미국과의 공조를 한답시고 철천지 원수로 하고, 평화체제를 내팽겨쳐야 하나? 아니다. 우리의 운명이다. 우리의 운명을 왜 외국이 좌지우지 하나?”고 말했다.

또, 김 연구위원의 ‘NLL 무력화에 따른 안보위협’ 주장에 대해서도 “냉전시대의 안보인식이다. 지금 시대는 상호안보, 협력안보, 예방안보다. 보완해 나갈 상황이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정문헌 국회의원과 민화협 청년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도종 명지대 교수,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천준호 한국청년연합회(KYC) 공동대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