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시를 색색으로 물들여요”

김하나/34세/천안시 다가동/미술가

“벽화봉사는 그야말로 ‘물증’이 확실하게 남잖아요(웃음). 누구나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창조적인 활동이라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회색빛 도시를 색색으로 물들이는 봉사활동모임이 있다. 천안KYC가 시작한 벽화봉사동아리 ‘우리가 그리는 세상’이 바로 그 것. 지난 19일(토) 첫 공식활동을 시작한 ‘우리가 그리는 세상’은 앞으로 매주 셋째주 토요일마다 지역의 경관을 개선하고 복지시설 등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담당할 예정이다.

‘캔버스를 벗어난 미술’은 천안지역에서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지만 이미 인천·부산 등지는 상당한 연혁과 성과물들을 쌓아오고 있고 최근 전국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모임을 대표하는 김하나씨는 지난 2002년부터 ‘거리의 미술동호회’ 일명 ‘거미동’의 대전·충청지역 운영자로 이미 벽화와 관련해 수많은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원래 에니메이션을 전공한 김씨는 작은 A4지 안, 더 작은 칸칸에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벽화를 접한 뒤로는 어디든지 캔버스가 될 수 있는 커다란 공간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벽화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고. 김씨는 작은 부담과 주저만 털어낸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한번 시작하면 계속 찾게 되는 게 벽화에요. 그만큼 매력도, 재미도 있거든요. 그림실력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파트별로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어 계획대로 진행하는 공동작업이거든요. 버려도 되는 신발, 모자, 옷을 편하게 입고 다 마신 PET병 하나만 들고 오시면 돼요. 그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함께 느끼고 나누게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하나씨의 꿈은 천안천변 같은 지역의 노후한 건물, 도로에서 큰 벽화공모전을 개최하는 일.

“요즘은 개발, 변화만이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기존에 있는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가꾸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갔으면 해요. 벽화봉사를 하다보면 내가 사는 동네, 내가 다니는 길에 대한 확실한 ‘정주의식’도, 애착도 생긴답니다. 봉사활동을 통한 보람은 덤이고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천안KYC벽화봉사동아리 ‘우리가 그리는 세상’ http://cafe.daum.net/kyc-streetart ☎578-9484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