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군청 서로 눈치보기 [매일신문]

대구 시민단체들이 대구시와 8개 구.군청을 대상으로 ‘시민단체 보조금 지급내역과 선정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 해당 기관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공개를 거부할 명분은 없지만 공개할 경우 자칫 여론의 비난을 받을 우려가 높아 공개수위와 시기를 놓고 다른 기관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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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한국청년연합회(KYC) 대구본부 등 10개 시민단체는 지난 10일 공동으로 최근 대구시와 8개 구.군청에 대해 사회단체 보조금 정보공개 청구서를 접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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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연합회 김동렬 사무처장은 “지난해 12월 행정자치부가 사회단체 보조금 조례를 제정토록 지침을 내렸지만 아직도 행정기관들이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임의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많다”며 “특히 보조금이 관변단체에 집중돼 정보공개 청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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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조금 지급조례를 제정한 곳은 동구와 남구, 수성구 등 3개 자치단체뿐이며 나머지 구청에서는 조례 제정없이 임의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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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구청에서는 대구시에 등록된 시민단체는 시에 보조금을 요구하라며 지급자격을 제한, 사실상 보조금지급이 관변 단체에 한정되도록 변칙 운영하는 곳도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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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보 공개에 나서야 하는 해당 지자체들은 난감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구청 담당자는 “해마다 시민단체 보조금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어 민감한 부분(?)은 최대한 감추고 적정 수준에서 정보공개를 해야 하지만 시나 다른 구.군청이 어디까지 공개할지 몰라 정보를 구하고 있다”며 “8개 구.군청 담당자들이 모여 회의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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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보조금 지급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모 구청 간부는 “사실 구청장과의 안면을 이유로 기준없이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고 자치단체 자금 사정에 따라 아무 때나 집행되는 등 문제가 많아 항상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며 “행정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존 관행을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기사 작성일: 2004년 0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