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서울도성일주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서울성곽을 한바퀴 도는 대장정입니다. 서울KYC우리궁궐길라잡이 서울답사모임에서 준비한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한 답사 였습니다. 30여명의 회원과 지인들이 함께 했습니다

아래는 답사를 준비하신 이달수 회원의 답사 후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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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개월가량 준비하였던 2008 서울도성 일주답사를 하였습니다. 참여 신청자(48명)보다 적은 인원(30명)이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참여인원이 함께한 뜻 깊은 답사였습니다. 답사를 준비한 사람으로서 힘들었지만 즐거운 답사를 하신 모든 참여자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답사준비]

답사자료 준비에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오랜 시간을 하는 답사라 될 수 있으면 분량을 줄였습니다. 따라서 4대문과 4소문의 옛날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모아 각 안내판에 소개된 내용만 실었습니다. 그리고 도성답사에 경험이 많으신 분의 책에서 도성답사 방법이 잘 정리된 지도를 첨부하여 답사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답사이기 때문에 서울도성의 성벽을 배경으로 현수막을 만들어서 도성일주답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뭔가 도성일주답사를 하였다는 표시(?)를 위해 뱃지도 제작하였습니다. 그 활용성이 많지는 않겠지만 답사 때에는 답사팀원이라는 표시로, 답사 후에는 예전에 도성일주답사를 하였다는 기념으로 뱃지를 하나쯤 갖고 있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4대문, 4소문, 내사산이 표시된 도성일주 뱃지였습니다.

참가자가 길라잡이뿐만 아니라 그 지인들도 많이 있었던 까닭에 참가자 명단을 작성하여 출석 체크 및 중간에 인원점검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도성일주 답사일에 날씨가 좋기를 하느님, 부처님, 공자님, 조상님(?)께 잠들기 전 기도를 올렸습니다.

[답사 전야]

일주일 전부터 기상청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날씨 정보를 살펴보았습니다. 도성일주답사일인 12일의 날씨는 항상 구름과 우산(비)가 번갈아 나오며 걱정을 하게 하였는데, 11일 저녁에 살펴보니 다행이도 저녁 한때 비라는 반가운 정보가 떴습니다.

작년 석가탄신일에 있었던 일주답사 때는 비 때문에 참여자들이 많은 고생을 하였습니다. 아침에는 간간히 비를 뿌렸기 때문에 그래도 답사가 원활히 진행이 될 수 있었지만, 인왕산에서부터 굵어진 빗방울이 백악산을 넘으면서는 폭우(?) 수준으로 발전(?)을 했기 때문에 답사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가 고민도 했지만, 일주를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빗속을 걸어 마무리 했습니다. 이런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날씨에 많은 신경이 쓰였습니다.

[준비의 장]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창을 내다보았습니다. 환한 햇살이 세상을 덮고 있고 하늘은 파랗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오늘 답사는 매우 맑음!”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나보다 먼저 일어나 김밥과 과일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집 마님(?)이 매우 고맙고, 깨우자마자 벌떡 일어나는 상지도 매우 고마웠습니다. 어젯밤 준비한 간식을 상지와 반반씩 나누며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아빠, 노래 안 부르면 안돼? 듣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상지의 핀잔에 혓바닥을 낼름 내밀어 봅니다.

마음도 가볍게, 발걸음도 가볍게 집을 나서 봅니다.

[만남의 장]]

오전7시 45분, 동대문 이대병원 입구에는 먼저 나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답사자료와 뱃지를 나누어 주며 출석체크를 합니다. 작은 뱃지 하나에 즐거워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만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주답사 신청자의 숫자가 48명이나 되는데, 마음으로는 반 정도만 참석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길라잡이 속성(?)상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짐작을 했기 때문입니다.

동대문을 배경으로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고 8시 20분에 출발을 하였습니다.

[답사의 장1]

동대문 옆 축대 위로 올라서서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이곳에 많은 나무와 풀로 사람이 통행할 수 없어 축대아래에서 멀찌감치 바라보며 답사를 해야 했지만 사람들이 통행이 되도록 정리를 해 놓은 까닭에 성벽 옆에서 성벽을 바라보며 답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성벽에 새겨진 글자를 찾으며 낙산을 지나 혜화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신학대학 바깥쪽의 성벽을 보기위해 많은 계단에 오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혜화문에서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갖고 진행을 하였는데, 없어진 성벽을 보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도성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복원을 한다면 답사하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와룡공원 바깥쪽 성벽을 따라 답사를 하면서 민가를 지나 산길로 들어설 때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2주전 사전답사 때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줄로 가로막아 놓은 것이었습니다. 후퇴하기에는 너무 멀어 약간의 파손을 하며 진행을 하였습니다. 말바위 쉼터 입구에서 다시 한번 휴식시간을 갖으며 땀을 식히고 영양을 보충하였습니다.

통제소 입구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들어와 모두가 전망을 구경하고 도성에 대한 약간의 안내를 하고 백악산 성벽 답사를 하였습니다. 이날의 주제는 성벽외곽답사였는데 이곳부터는 주어진 탐방로로 다녀야 하는 구간이었습니다. 하루 빨리 성벽 내외가 모두 개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청운대를 지나고 121소나무도 보고 백악산 정상에 올라 서울 시내를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백악산에서의 하산을 하며 즐거운 점심시간을 기대합니다.

[식도락의 장]

창의문 뒤에서 답사길의 가장 큰 즐거움인 점심식사가 있습니다. 저마다 준비해온 식사거리를 꺼내 맛있는 식사를 합니다. 저는 반주 삼아 백세주를 준비하였고 이성남옹(?)은 막걸리와 함께 도봉산에서 막 사온 두부를 양념장과 함께 꺼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잔씩도 돌아가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는데, 작년 일주멤버인 신연선샘이 3병의 막걸리를 들고 나타나 모두의 환영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보충된 막걸리로 아쉬움을 달래고 나니 창덕궁 김용숙 샘이 답사에 참여하기 위해 달려 오셨습니다.

[답사의 장2]



식사 후에 계속되는 답사는 인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쩌면 오늘의 가장 큰 난관이 아닐까 걱정이 많이 되는 구간이었습니다. 오전의 피곤함과 식사 후의 나른함, 그리고 높은 경사의 답사길이 참여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답사팀이 보여준 저력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인왕산까지 가뿐하게 올라 눈앞에 펼쳐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았습니다. 안산이다 아니다 약간의 논쟁이 있기도 했지만 일방적이 우세로 쉽게 막이 내렸습니다.

인왕산을 내려와 국사당과 선바위를 찾았습니다. 국사당의 안내판에 인왕산국사당이라고 명칭되어 있는데, 이곳의 국사당은 목멱산국사당임을 알아야 합니다. 선바위 뒤편에서 선승의 모습을 찾아 보려고 했는데 제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상지(제 딸)는 기도를 하기 위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모습이라고 아주 쉽게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고.

다시 도성으로 돌아와 답사를 진행하는데, 현재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성성벽 발굴공사장을 들어가 발굴 현장을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공원이 조성된 모습과 그 성벽을 따라 답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돈의문을 지나고 창덕여중 뒷담과 이화여고를 관통하여 소덕문을 지나고 숭례문에서 잠시 아픈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600백년을 넘게 지켜온 숭례문이 하루아침에 불타버리는 모습을 지켜 보고만 있어야 했던 날이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날이 없도록 모두가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산을 오르면서, 이미 많이 지친 몸과 밀려오는 피곤함 때문에 이곳이 오늘의 마지막 힘든 구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팔각정에서 물과 영양을 보충하고 다시 한번 심기일전 답사를 진행합니다. 보이지도 않는 성벽을 찾으며 남산산악회 뒤쪽의 숲길을 따라 답사의 발길을 계속되었습니다.

국립국장, 타워호텔을 지나 장충동 성벽 길에 이르니 이제야 끝이 보이는 듯 사람들의 발길도 빨라집니다. 광희문을 지나고 동대문을 향하는 길은 가장 처참하게 손상된 도성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성의 흔적은커녕, 그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운동장과 건물들이 주위를 빙빙 돌아야만 하는 구간이 이곳입니다.

이미 하늘이 어둑해져 버린 동대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집니다. 투덜거리는 딸아이도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11시간 30분 긴 사투(?)와도 같은 답사의 끝에 빨리 도달하고 싶었습니다. 먼저 도착해서 차례로 도착하는 답사팀과 악수를 나누며 오늘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마쳤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답사팀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뒷풀이의 장]

이미 시간이 늦었는지라, 피곤함이 머리끝에 이르렀는지라 많은 사람들이 빨리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사람 13명은 답사를 마치고 흘린 땀을 보충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삼겹살 집을 찾았습니다.

삼겹살 먹어야 하는데 하면서도 엄마의 손에 집으로 향하는 하나의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삼겹살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힘들었던 답사를 얘기하고, 그새 그 고생을 잊고 다음 일주답사를 얘기 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도성일주답사는 우리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기약의 장]

올가을(10월말 또는 11월초) 작년에 하지 못했던 단풍과 함께하는 도성일주를 준비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성벽의 외부를 감상했지만, 다음에는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도성의 모습을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주답사는 혼자서 준비하여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가을에는 미리 일주준비팀을 만들어서 사전답사도 하고 업무(?)도 분담하고 하여 좀 더 완벽한 준비로 도성일주가 재미있고 즐거운 답사가 되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서울도성을 사랑하시는 분은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답사에 참가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가을에도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