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헌법9조 개악에 반대하는 한일 시민단체 공동 성명

지난 4월말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의 헌법조사회 발표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개헌을 주도하고 있는 자민당은 역시 올해 11월까지 독자적인 개헌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과 연립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당도 사실상 개헌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미 개헌을 주도하고 있는 자민당은 이미 여러 차례 자위대의 군대화와 집단적 자위권과 해외에서의 무력사용 허용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지난 8월 1일 자민당 신헌법기초위원회가 발표한 안에 따르면 ‘전력보유 금지’를 규정한 9조 2항의 삭제, 자위대를 자위‘군’(軍)으로 명기, 해외에서의 무력행사 허용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이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은 일본 헌법 9조 평화조항의 폐지와 무력화에 단호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첫째, 일본 헌법 제9조 개악은 아시아민중에 대한 약속위반이다. 일본 헌법의 제9조의 전쟁포기와 전력보유 금지 조항은 패전의 결과 일본에 부과된 조항이기도 하지만, 일본이‘다시는 전쟁을 하는 국가가 되지 않겠다’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역사적 약속이기도 하다. 이러한 헌법 제9조를 개악하는 것은 아시아 민중에 대한 약속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둘째, 일본 헌법 제9조 개악은 동북아에 있어서의 신뢰와 평화를 깨트린다. 일본 헌법의 평화조항은 전후 일본과 동북아 국가들이 불안정하나마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일본 헌법 9조의 개악은 일본사회의 보수우경화를 부추기고, 미일동맹의 군사화를 공고히 할 것이며,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셋째, 일본 헌법 제9조 개악은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는 세력과 손잡고 있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서 보듯,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왜곡하려는 과거회귀적인 우경화의 흐름이 개헌을 추동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국가들이 일본의 개헌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넷째, 일본 헌법 제9조는 동북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자산이다. 일본 헌법 제9조의 비무장 평화주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향하는 동북아 평화공동체 건설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 또한 동맹의 정치가 초래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극복하고 군축을 통한 새로운 평화의 질서를 창출하기 위한 소중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확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정치권과 개헌세력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다수의 평화지향의 일본민중들과 아시아민중이 자위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침략전쟁의 역사를 직시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헌법 제9조를 지키고 평화국가로 남는 것이 아시아민중이 일본에 대하여 요구하는 국제공헌임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아시아 시민들과 일본 국민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모아 헌법 9조 수호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연대를 광범위하게 펼쳐 갈 것임을 다시 한번 밝혀 두는 바이다.

2005. 8. 18

<한국>

2005갈등분쟁예방국제회의 한국위원회(GPPAC Korea), (사)개척자들, 녹색연합, 동북아평화연대, 비폭력평화물결, 평화시민연대,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영등포산업선교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나눔센터,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평화네트워크, 한국YMCA전국연맹, 녹색연합, 평화박물관, 한국청년연합회, 함께하는 시민행동,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평화포럼, 민족문학작가회의

<일본> GPPAC Japan, 피스보트, 일본국제법률가협회, Peace&Green B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