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택시는 ‘현대 속도’로 달린다

중국진출기업 베이징현대자동차 공장을 가다

임진우(sfcjinwoo) 기자



▲ 베이징 공항에 대기 중인 엘란트라 택시

ⓒ2005 오마이뉴스 김시연

삼성 핸드폰으로 통화하면서 베이징현대자동차를 타고 LG TV가 있는 아파트에 가서 <대장금>을 시청하는 것이 행복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의 제품과 문화의 위치를 표현해 주는 단적인 문장이다. <대장금> 방영 시간에는 거리가 지극히 한산해지고, DVD 판매점과 서점에서는 <대장금> CD와 책, 관련 상품 1만3천 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한편, 베이징엔 대장금의 이름을 딴 식당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중국 청소년들은 고가인 삼성 핸드폰 갖기를 꿈꾸고 있고 신혼부부들은 LG TV를 혼수용품으로 고려하고 있다.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청년글로벌리더십양성 중국연수단(이하 연수단) 단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 것은 시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엘란트라(한국명은 아반떼XD)와 쏘나타 택시들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베이징 도로에 나와 있는 차량의 대수가 많은 것도 놀라웠지만 그 중 엘란트라와 쏘나타의 비중이 높은 것은 더욱 놀라웠다. 이를 화제로 연수단원들은 이동시간을 흥미롭게 보낼 수 있었다.

일정에 따라 베이징에서 역사, 문화, 정치와 관련한 장소들을 방문하는 일정들도 의미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한류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징현대자동차 방문 일정을 무엇보다 고대하게 되었다.

설립 3년만에 중국 승용차업계 선두권 도약

연수 일정 4일째인 9월 28일 오전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베이징 중심가에 2시간 가량 떨어진 베이징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안내에 따라 연수단원들은 소강당 같은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홍보담당자에게 베이징현대자동차의 발전 역사와 현황 그리고 발전목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홍보영상을 관람하였다.



▲ 베이징현대자동차를 방문한 연수단원들이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김시연

후발주자로 중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베이징치처[北京汽車]와 합자하여 2002년 10월 베이징현대자동차를 설립하고 단 2개월만에 차량 생산을 가능케 해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현재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지난 1분기에는 중국 승용차 판매 대수 1위를 차지했고 현재 상하이GM에 이어 2위를 유지하는 등 3년만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의 인테리어, 액세서리 등을 고급화함으로써 가격대비 고품질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었고 중국 정부의 호의를 기반으로 베이징 등에서 택시용 승용차로 채택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이룩한 놀라운 성과에 대한 뿌듯함과 아울러, 그간의 사업방향과 스타일이 ‘현대스럽다’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연수단원들 모두 흥미로워했다.

베이징 첫 생산 차량에 가득한 사인들

시청각자료를 통한 소개가 끝난 뒤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에는 북경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생산한 쏘나타 승용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차 표면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한 한국과 중국 주요 인사들의 사인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초단기간 현지 차량 생산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지만 후발주자가 갖는 어려운 과제들을 남겨두고 있었던 담당자들은 첫 현지 생산을 축하하는 기념식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 베이징에서 생산한 첫 쏘나타 승용차

ⓒ2005 오마이뉴스 김시연

로비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연수단원들은 안내에 따라 도보로 이동, 차량 도색 작업을 하는 의장 공장을 둘러보았다. 연수단원 외에도 중국인들로 구성된 다른 팀이 안내를 받으며 견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장을 견학하면서 하나의 프로세스로 각기 다른 차종을 생산해 내는 첨단 시스템과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 직장으로 떠오른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위상, 그리고 시간당 66대를 생산해 생산성에 있어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연수단원들의 궁금증은 자연스레 노사문제, 임금협상문제, 중국정부와의 관계, R&D 센터 설립 계획, 공장 내 안전관리 문제 등 구체적인 부분으로 이어졌다. 특히 ‘과실송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현지 재투자에 거의 집중되는 경향에 대한 집중적인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홍보담당자는 아직 설립 초기로 계속적인 설비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재투자가 불가피함을 밝히기도 했다.

한 시간 남짓한 방문이었지만 연수단원들은 중국시장의 특수성, 효율적인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방법,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기업의 현황, 중국시장 진출의 허와 실 등에 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 베이징현대자동차 공장

ⓒ2005 오마이뉴스 김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