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존치에 대한 우리의 입장

통일교육협의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을 개편하면서 통일부를 폐지하고 외교통일부로 통합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지난 수십 년 간 진행되어온 남북관계가 이제 비로소 결실을 맺는 ‘위대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를 외교부로 통합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편 안을 따라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합하는 것은 민족의 미래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조치가 아니다. 우리는 통일부가 독립부서로서 존치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통일은 헌법에 명시된 우리 민족의 과제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에서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서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라고 선언하고 있다. 또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가기관은 정책을 추진할 때 헌법의 원리를 따라야 한다. 이러한 헌법 정신에 따라서 지난 40여 년 동안 통일부가 설치·유지되어 왔고, 통일부가 중심이 되어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왔다. 통일부의 존재와 정책은 철저하게 헌법정신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통일부를 축소하는 것이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조치로 여기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 관계를 담당하는 외교부의 업무와 헌법에 명시된 사명에 따라 민족 관계를 담당하는 통일부의 업무는 명백히 다르다. 통일부는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간의 정치, 행정, 경제, 사회, 문화, 군사 통합을 준비해야 한다. 91년에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와 2005년에 여야 합의에 의해서 제정된 ‘남북관계발전기본법’에서, 남북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규정하고 있듯이, 통일의 문제는 민족내부의 문제이다.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합하는 것은 남북 관계 주도 능력은 물론 오히려 외교부의 고유 활동까지 제약하여 국제협상 능력마저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통일을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남북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별도의 전담 부처인 통일부의 존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통일부의 기존 업무 중 남북회담 기능만 유지하여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합시키고자 하는 인수위의 조직개편 방식은 통일 준비를 부실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돼 국민들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신설되는 특임장관 중 한 명을 대북관계 전담으로 임명하더라도 ‘통일 특임장관’이 정책 수립 및 집행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 그리고 재원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대통령의 대북 특사 역할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대북정책 조율 기능도 대북협상 기능도 가지지 못한 ‘통일 특임장관’ 임명은 실효성 없는 조치에 불과할 것으로, 오히려 통일정책 추진에서 혼선만 초래할 수 있다.

통일교육지원법에 근거하여 2000년에 설립된 <통일교육협의회>는 ‘통일교육의 효율적인 실시를 위한 협의․조정’을 목적으로 94개 단체와 2개의 지역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적인 조직이다. 우리 회원단체들은 그동안 통일부가 민간단체와 협력하여 통일교육을 추진함으로써 통일을 향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에 각별히 주목하고자 한다. 통일부가 외교부에 편입된다면 통일교육과 사회적 의견 수렴 기능은 현저히 위축될 것이다. 그 결과는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 사회내부의 갈등을 확대시켜서 사회통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는 통일부를 존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북한의 개혁 개방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반드시 통일부의 존치가 필요하다. 통일부의 폐지를 전제로 한 외교통일부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한다.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08. 1. 23.

(사)통일교육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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