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보육.시민단체 의견서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이 대표발의한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1월 12일(수)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이 법안은 보육전자바우처와 자녀양육수당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KYC 등 보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정책제언을 지속해 온 보육·시민단체는 개정 법률안에 우려를 표명하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다.











1. 보육 전자바우처제도는 도입 목적과 행정비용 등을 비춰봤을 때 정책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중단하여야 한다.

정부가 보육료 지원체감도를 높이고, 공무원과 시설장의 업무경감을 위해 전자카드 방식으로 부모에게 직접 지급하겠다는 것은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보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한 기본보조금 제도와 평가인증제도의 정책 목표를 간과하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며, 도리어 취급수수료와 관리기구 운용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보육 전자바우처제도는 도입 목적과 행정비용 등을 비춰봤을 때 정책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중단하여야 한다.

○ 단순히 정책수혜인식을 높이기 위해 2009년 예산 75억여원을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보건복지가족부 2009년 예산안에 따르면 전자바우처제도 도입을 통해 민간영아기본보조금, 차등보육료, 만5세아 무상보육료, 장애아 무상보육료, 두 자녀 보육료 예산을 지원할 경우, 바우처 사업관리에 16억, 보육포털시스템 구축에 21억, 바우처 관리․운영 업무위탁에 36억 등 총 75억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 보육료까지 포함될 경우 수수료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시설에서는 단말기 구입 등의 추가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부모들의 보육비 지출에 대한 체감도는 정부지원금액의 결제수단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내는 비용에 따라 결정되므로 보육전자바우처로서 정책수혜인식을 높인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금융기관만 혜택을 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전자바우처 제도을 통한 관리비용 대신 보육료 지원대상 확대,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보육정보센터 강화 등 보육인프라 구축을 위해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전자카드 도입으로 보육의 질이 개선될 수 없다고 보이므로 중단해야 한다.

보육전자바우처는 부모가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는 소비자가 선택의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보육시설은 아동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이동거리 등을 감안할 때 주거지 인근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으며, 국공립보육시설보다 민간시설이 월등히 많은 현실에서 시설 선택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시설에 대한 공정한 정보도 부족한 상황에서 보육시설을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부모의 몫이 된다. 보육시설은 보육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보육시설의 보육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 시설 간 치열한 원아모집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민간보육시설 중심의 보육현장에서 보육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없이 평가인증제 강화 및 보육의 질 관리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며, 보육시설에 대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별도 예산을 수립·집행해야 할 것이다.

2.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에 대한 자녀양육수당은 공공보육시설이 확대되기 이전에는 도입해서는 안 된다.

손숙미 의원 발의안에 따르면 2009년 하반기부터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0~2세의 영아들 둔 소득하위 50%이하 계층에 월 10만원의 양육수당을 지원한다. 영아 부모의 경우 적절한 보육시설을 찾기 어려워 가족이나 베이비시터에게 아이를 맡긴다. 이는 믿고 맡길 수 있는 근거리의 공공보육시설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육서비스가 필요함에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하여 적절한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금액 또한 월 10만원이라면 얼마만큼의 지원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저소득 가구원의 노동시장의 참여를 저해하거나 전통적인 여성의 성역할을 강화하는 역효과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 양육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보편적 아동수당의 도입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며 이 역시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등 보육의 공공성 확보 정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3.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는 이명박 정부가 약속한 국공립 보육 시설 확충 계획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보육료 지원 확대, 보육취약계층에 대한 국가적 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취임 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2009년도 보건복지가족부 예산안에도 위 사안에 대한 구체적 예산안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 보육정책의 가장 큰 과제는 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이다. 국공립보육시설은 보육의 공적인프라, 지역별 거점 모델시설, 취약보육서비스 지원시설 등 여러 가지 역할이 있기 때문에 일정비율 이상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공립보육시설은 2007년 시설 수 대비 5.7%로 확대 속도가 너무 느리다. 국공립보육시설이 보육의 공공성을 가늠하는 척도라 볼 때, 이명박 정부는 국공립보육시설 설립 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분담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방정부가 국공립보육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한시적인 제도를 마련하여 국공립 보육시설이 30%대로 확대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4. 보육비용 지원에 필요한 금융재산 조사권 신설은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육비용 지원을 위해 금융재산 조사권 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되어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많은 수당 및 지원금에 각각의 조사권을 갖는 것은 개인 정보의 과도한 침해가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KYC등 보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정책제언을 지속해 온 보육·시민단체는 위에 제시한 의견이 반영되기를 희망하며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 문제,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기조로 하는 정책을 추진해 주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2008년 11월 12일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K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