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장관, 정부 고위인사 첫 원폭복지관 방문
21일 방문 예정…60년간 방치된 피폭자 문제 해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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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욱(baebsae) 기자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국내 유일의 원폭피해자 요양기관인 원폭피해자복지회관(경남 합천 소재·원폭복지관)을 방문한다.

이번 김 장관의 방문은 지난 96년 원폭복지관 설립 이래 첫 장관급 인사의 방문으로 한국인 피폭자들과 피폭자를 지원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성과다. 원폭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 조광진 평화통일센터 실행위원은 지난 2월 <오마이뉴스>를 통해 김 장관의 복지관 방문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원폭복지관을 방문하는 날 원폭 복지관 내에 설치된 피폭자 사당에 들러 참배한 뒤 피폭자들을 위로하고 고충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원폭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렬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많은 피폭자들이 돌아가신 상황에서 해방 60년만에 이뤄지는 주무부처 장관과 피해자의 만남은 뒤늦은 감도 있다”면서 “하지만 역대 어느 장관도 하지 못한 결심을 한 김 장관의 결정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지난 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으로 강제징용돼 원폭피해를 입었으며, 당시 사망자는 7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머지 부상자 등 피폭자 2만5000여명(북한 포함)은 해방 이후 귀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은 1세대뿐만 아니라 2세대까지 피폭으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일본과 한국 정부 어디로부터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원폭 피해자들이 직접 일본 정부와 법정 싸움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찾은 정도이다.

따라서 김 장관의 이번 방문이 정부의 근본적인 원폭피해자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 사무처장은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적인 피폭자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원폭피해자 관련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천 원폭복지관은 지난 96년 일본 정부의 배상금이 아닌 ‘인도적 차원’의 지원금 40억엔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피폭자 요양 시설이다. 현재 고령의 원폭피해자 78명이 복지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원폭복지관이 들어선 합천은 유독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 많아 일본 내에선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