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해외이주 과정은 한민족 수난사와 맞물려 있다. 강제동원, 강제이주, 식민지배 하에 강제징집 독립운동 등이 해외 이주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해방과 전쟁 이후 고향 땅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으로 해외 각지의 동포들은 우리말과 글을 2세대들에게 가르쳤다.

민족공동체를 일구며 생존의 한가운데 민족학교도 세웠다. 현재, 모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의 동포들에게 우리말과 글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으며, 어떻게 교육되어지고 있을까? 그리고, 국내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해외동포의 민족문화와 교육을 생각하는 행사가 열린다. 해외동포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대표 정승천)는 오는 14~16일 사이 부산 민주공원에서 ‘2008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발전과 연대를 위한 부산국제심포지엄’을, 시네마테크부산에서 ‘해외동포 영화의 밤’을 연다.

이번 행사에는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대구KYC, 동북아평화연대, 동아시아평화를위한 어린이희망학교, 민족문제연구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재외동포미디어네트워크, 재일동포민족학교책보내기모임 ‘뜨겁습니다’, 조선족연합회, 중국동포타운신문, 지구촌동포연대, 푸른아시아센터 등에서 참여한다.

정승천 대표는 “재중, 재러 동포 사회는 한국의 국제적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모국어인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소수민족일 수밖에 없는 동포들의 우리말교육 여건은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해외동포 단체들은 최근 다양한 지원과 교류를 통해 동포 사회의 우리말 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해외동포의 민족문화와 교육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14일 전야제로 시네마테크부산에서 열리는 ‘해외동포 영화의 밤’에서는 각종 영화가 상영된다. 해외동포 문제를 다룬 영화 “나를 속여라!”(감독 최선주, 독일), “건국학교”(감독 고인봉, 일본), “원슛”, “자유로운 새의 춤”(감독 박루슬란, 우즈베키스탄) 등이 상영된다. 이어 영화감독과의 대화도 진행된다.

(사진있음)▲ 마당극 “424의 바람”의 한 장면. ⓒ 달오름

심포지엄은 15일 민주공원에서 열린다. “재중·재러 동포 사회의 우리말 교육 현황과 과제”에 대해, 최영호 영산대 교수가 사회를 보고, 임엘비라 사할린대 교수(한국어학), 리광일 연변대 교수(조선어문학), 조권옥 중국조선문독서사 회장, 김승력 동북아평화연대 연해주지역 활동가, 최영숙 독일 세종학교 교사 등이 발제하고 토론한다.

이어 “재일동포들의 우리말 교육의 사례와 NGO의 역할”이란 주제로, 진희관 인제대 교수(통일학부)의 사회로, 송기찬 교토대 강사와 후지이 고노스케 ‘오사카 앞으로함께’ 대표, 배안 ‘가나가와 외국인 거주지원센터’ 이사장 등이 발제·토론한다.

연변에서 우리말 책읽기를 벌이고 있는 조권옥 조선문독서사 회장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중국정부의 지원도 없고 조선족기업인들이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 민족 청소년들을 위한 보람된 지원이 모국의 관심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할린 국립종합대 임엘비라 교수(한국어학)는 “한인 3세대로 대학에 진학하여 모국어를 외국어 익히듯 처음 배웠다”면서 “인간의 언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의사 전달 수단이므로 해외동포사회에서도 모국어 교육이 중요하고, 특히 러시아의 우리말교육에서는 교사양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리광일 연변대 교수는 “동포사회에서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어 교육을 담당할 교사가 양적, 질적으로 너무나 부족하다”며 “문화다원화시대에 있어서 민족의 생존은 단지 경제적인 생존뿐만이 아닌 문화적인 생존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사진있음)영화 “나를 속여라”의 한 장면. ⓒ 최선주

송기찬 교수는 “재일동포들의 한국어는 ‘자기찾기’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민족의상, 민족악기, 민족무용 등 민족문화 찾기와 함께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간 교류의 확대를 통해서 일본 내에서 실용외국어로서 한국어의 위상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 재일동포의 우리말 교육에 한국사회가 보다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게 된다면, 한반도 전체와, 전 세계에 산재하고 있는 570만의 재외동포들로 이루어진 한국어 문화권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안 이사장은 “외국인으로서 동포사회가 스스로의 문화를 일본사회에서 지키며 향수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주민이라는 자각과 행동이 중요한 요소이며 이에 NGO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 이후 민주공원 소극장에서는 이날 오후 오사카 <달오름> 극단의 마당극 ‘424의 바람’이 공연된다. 1948년 4월 24일 조선인학교 폐쇄령에 맞섰던 한신교육 대투쟁 6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서 원작자와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16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는 “해외동포 단체 활동가 워크숍”이 열리는데, 이날 참석자들은 ‘해외동포 운동의 회고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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