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창경궁 궁장을 맡고 있는 김진우입니다.

11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있었던 궁궐의 행사 이야기를 살짝 해드릴게요.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창경궁과 경운궁은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서울시립소년의집 아이들에게 궁궐에 대해 알려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매주 일요일 궁궐을 찾아오는 일반인 그리고 단체들에게 적극적으로 궁궐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처음 이 행사를 기획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요. 궁궐에 올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아이들을 우리가 직접 찾아서 초대하는 행사를 기획하면 좋겠다고 눈을 빛내며 말씀하시던 선생님들이요.

그렇게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널리 나누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소년의집과 접촉을 했고, 그 마음이 이어져 올해로 세 번째 행사를 가졌습니다.

올해는 경운궁도 함께 참여를 하게 되어 예년보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따라서 더욱 보람되고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답니다.

그럼 행사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우선 토요일에는 저희들이 직접 소년의집을 찾아가서 실내강의를 진행했어요. 경운궁 선생님들은 여자아이들을, 창경궁 선생님들은 남자아이들을 맡았죠. 5학년 아이들을 각각 50여명씩 맡아 두 반으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첫시간에는 한성부지도를 바탕으로 서울과 궁궐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들을 알려줬어요. 물론 대체로는 색칠공부 시간이 되었지만. ^^

둘째시간에는 게임을 했지요. 궁궐마블을 통해 전각들을 사고팔며 건물과 익숙해져보기도 하고, 퍼즐맞추기를 하며 서울의 현재 모습을 알고 또 동궐도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셋째시간에는 지붕만들기를 했습니다. 지붕 도안을 오리고 풀로 붙여 맞배, 우진각, 팔작, 이렇게 세 종류 전통 지붕에 대해 알게 되었죠.

까불면서도 열심히 따라해준 아이들이 예뻐서 아쉬움이 남는 시간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다음날을 위해 헤어졌습니다.

일요일은 아이들을 궁궐로 초대하는 시간이었죠. 아침 일찍 아이들을 데리러 다시 소년의집을 찾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버스로 이동을 해야 했기에 우려스런 마음에 조금 긴장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수녀님들과 함께 친절한 버스기사아저씨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궁궐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야외로 나오니 마냥 신이 난 아이들. 십여명씩 다섯조로 나누어 궁궐을 돌아봤는데, 이런 개구쟁이들을 데리고 따로 안내랄게 있을까요, 그냥 뛰어놀고 날씨 좋은 가을날을 만끽했지요.

이렇게 이틀에 걸쳐 아이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매번 일년에도 여러 번, 보다 많은 아이들을 초대할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해맑은 아이들 표정에서 느끼는 뿌듯함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내년 또 그 후년에도 계속 좋은 마음이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자원봉사라고는 하지만, 궁궐 안내가 사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별로 힘든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보다 크게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회에 선생님들 모두 솔선하여 함께해 주신 것 같고요. 참여해주신 마음씨 고운 우리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 덧붙이며, 글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