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KYC 우리궁궐길라잡이 11기 교육 후기

경회루 벤치에 앉아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11기 반대원








따뜻한 봄 햇살아래 난 경복궁 경회루의 벤치에 앉아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지지난해 어느 주말 정처 없이 거닐다 경복궁에 이르게 되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티켓을 사고, 경복궁에 들어와 서성거리다 무리 지어진 관람객들에게 안내를 하시는 분을 보았다. 그냥 혼자서 관람하고 가려고 하였으나, 한번 들어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나도 살짝 그 틈에 끼었다.

왠걸. 안내자의 설명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경복궁의 역사, 역사 시간에 배우긴 하였어도 전혀 생각나는 게 없었던 새로운 사실들의 발견, 각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들은 정말 내가 한국에 살면서도 전혀 모르는 다른 서방 세계의 이야기처럼 들려 왔다.

안내 종료 후, 또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는 감격에 안내 하셨던 분께 어떻게 안내를 하게 되었는지, 아님 어떻게 지원을 하게 되는지 등을 물어 보았다.

여기서부터 나와 우리궁궐길라잡이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난 KYC에 우리궁궐길라잡이 지원 관련 문의 메일을 며칠 후 보낸 후 내가 메일을 보냈다는 것에 대하여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 해 12월 지원서 접수 일주일전에 KYC에서 발송된 우리궁궐길라잡이 지원관련 메일을 받았다.

메일 받은 후 지원서에 어떻게 쓸까, 혹 떨어지면 어떨까 하며 미루다 결국은 접수 마지막 날 마감시간 전 부랴부랴 팩스로 지원서를 보내고, 이것도 내심 불안하여 이 메일을 보냈다. 허나 의외로 KYC에서 내가 보낸 두 개의 지원서를 모두 받았다고 나에게 확인 전화를 해 주었다. (KYC에서 수고하시는 분들께 감사 드린다).

일주일 후, 난 합격 통보를 받았고, 다른 69명의 지원자와 함께 70명의 우리궁궐길라잡이 11기의 함선은 항해를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07년 1월 5일, KYC “우리함께” 강의실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처음으로 대면한 우리 11기 선생님들을 보고서 가졌던 어색함 보다는 놀란 마음이 아직도 생각난다.

무엇보다 갓 성년이 되었던 정윤정 선생님, 후천성 주름살 증후군으로 쬐금 마음 아파하시는 노혜인 선생님(굳이 나이는 밝히지 않아도 아실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시는 대학생, 직장생활 하시는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수원, 경기에서 여기까지 오시는 분들, 모두들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여기 오신 분들이다.

내심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가지의 관심사로써 이렇게 한자리에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렇게 우린 조금씩 우리를 열어가면서 우리궁궐길라잡이11기로써의 숙명을 함께하리라 생각하였던 것 같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동대문 우리 함께 사무실에서 진행된 실내 교육은 궁궐 안내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궁궐의 역사, 궁궐 건축물의 대한 이해, 종묘와 제악 등등 너무나도 많은 걸을 배울 수가 있었다.

유달리 날씨가 추웠던 날은 살을 에는 듯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었으나 우리 문화를 배운다는 뿌듯함에 이겨낼 수 있었고, 퇴근 후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저녁을 챙겨먹지도 못하고 헐레벌떡 동대문을 향한걸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난다.

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우리궁궐길라잡이 선생님들은 모두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지랄 맞은(?) KYC 의 교육 출석 시간에 대하여 항상 시계를 보며, 강의실에 터치다운을 해야만 했던, 그리고 지각하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 더 나아가 나름대로 언제 지각을 하고, 언제 결석을 하고, 나름의 계획표도 만들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난 스스로 “이건 미친 짓이야, 고작 자원 봉사하는 건데 이게 무슨 짓이야” 하는 생각도 가졌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 늦게 근무가 끝나시는 분들과 퇴근 후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공감하리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나 혼자일지도 모른다(선생님들 죄송합니다).

허나 나의 이런 생각도 잠시, KYC의 사려 깊은 배려로 마련된 초코파이며 따뜻한 차들은 나를 잠시라도 엉뚱한 생각을 하게한걸 질책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후회 되는게 있다면 개인적으로 강의 시간에 왜 그렇게 잠만 퍼질러 잤는지 모르겠다. 때론 볼펜도 떨어트린 것 같으나, 침을 흘리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인 것 같다.




주말, 아니 토요일은 실내에서 이루어진 이론 실습의 연장인 답사를 하였다. 대입 입시날이 그러하듯 왜 그렇게 답사하는 날들은 추웠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론상으로 받았던 교육으론 이해가 되지 않던 것들이 현장 교육에서는 그 당시에 실존했었던 것 같이 쉽게 다가왔던 것 같다.

더러는 나의 고질병인 “졸음”으로 인해 생소한 것도 있었다(정말 이때는 나만 모르는 것 같아 미칠 것 같았으나 나의 영원한 동반자였던 유진샘(형! 미안해요), 종태샘이 있었다 -).

그러나, 실내 교육을 통해 조금씩 안면을 읽혀가고 이름석자 아는 것만으로 누구 선생님 부르며 친한척하고 답사기간에 사진같이 찍고 할 수 있었던 건 너무나도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줄줄이 앞으로만 배열된 책상에 의해 맨날 뒷모습만 보아 실내 교육서는 느낄 수 없었던 11기 선생님들의 진지한 시선들과 열의 가득한 열정들은 너무나도 나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특히나, 엄동설한 한파로 인해 철호 목에 칭칭 감기어졌던 오색의 목도리(너무 부러웠다), 답사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교육하시는 선생님께 달려가셨던 귀여웠던(?) 신명숙선생님(선생님의 열정을 모두 기억하리라 본다), 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 답사 때마다 재수(?) 없었던 경상이(지금은 아니란다), 한번의 잘못된 사진 포착에 의해 “다소곳이”로 불리어진 나, 마지막으로, 발대식 날 우리의 뇌리에 너무나도 강렬하게 파고든 경운궁 메트릭스 커플, 정말 너무나도 많은 우리 11기 선생님들과의 3개월간의 추억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매 답사 때마다 각 궁궐에서 선배 기수 들님께서 준비해 주신 열 주머니, 언 발가락도 녹이는 듯한 따뜻한 정성에 의해 마련된 차들, 초콜릿 짝퉁 들은 우리들의 입을 너무나도 즐겁게 했으며, 우리궁궐길라잡이 하길 잘 했다는 확신을 더더욱 가지게 만들었다. 참으로 난 단순한 가보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4월 8일 처음으로 경복궁에서 권역별 안내를 하게 되었다.

안내가 없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수호천사 같은 선배님들께서 나오셔서 안내 모니터링을 해 주셨다.

점심 식사할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샌드위치를 들고 사랑방에 오셨던 노순학, 김주연선생님께 감사 드리며, 두 분의 열정에 머리가 그냥 저절로 숙여졌다.

안내가 시작되자 평소와는 다른 진지하고 예리한 선생님들의 눈빛과 안내 시 하나하나 선생님들의 노트에 기록되어만 가는 나의 안내 실황들, 그 후 쏟아내시는 한치의 오차도 업는 모니터링은 정말 감동 그 자체이다.

이래서 선배기수님들의 모니터링을 받아야 하나보다 100% 공감하게 되었다. 즉, 쇠붙이는 쇠붙이로 쳐야 날이 날카롭게 서듯이 우리궁궐길라잡이들도 선, 후배 서로 부대껴야 지혜가 예리해지고, 발전되는 것 같다.

안내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한가지가 선배기수님들의 모니터링을 받으면서 나의 뇌리에 깊이 스치고 지나갔다.

강의 시간에 맨날 잠만 퍼 질러 자고, 답사시간에 대충 줏어 들었던 것으로 권역별 안내를 한 나는, 내가 스스로 조선의 역사(?)를 쓰고 있었다. 안내 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입술을 통하여 경복궁의 각 건물들과 경복궁에 얽힌 역사들이 재구성되어 다시 쓰여진 것이다.

정말 감탄(?) 과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며, 이렇게 안내를 실 관람객들에게 했다면 어떠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안내 모니터링이 끝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찍 사랑방을 나서야 했던 난 마음이 착잡했다. 그래서, 감사의 메시지를 문자로 모니터링 하신 분들께 보냈는데, 놀랍게도 감사 전화가 바로 왔다. 되려 오늘 첫 안내 하느라고 너무 수고했다고 격려하신다. 이런 세심한 서로에 대한 배려와 격려,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게 진정한 우리궁궐길라잡이의 참모습이 아닐까 여기며,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우리궁궐길라잡이에서 “우리” 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다같이 하는 그런 활동이어서 현재 여기에 살짝 한쪽 발을 담고 있는 내가 너무나도 대견하다.

나의 우리길라잡이 활동에 있어 작은 바람이 있다면 솔로몬이 전도서를 쓰면서 한 다음의 말처럼 ” 혼자보다는 둘이 더 낫다. 두 사람이 함께 일할 때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넘어지면, 다른 한 사람이 자기의 동무를 일으켜 줄 수 있다. 그러나 혼자 가다가 넘어지면, 딱하게도, 일으켜 줄 사람이 없다.”
이런 우리궁궐길라잡이 활동을 꿈꾼다.


지금 생각에는 너무나도 막연해 보이지만 안내활동 열심히 하면서 시간이 흘러 9월이 되면 난 수료식을 하고 온전한 KYC에 소속된 우리궁궐길라잡이 11기로 설 것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