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들국화)

기나긴 하루 지나고 대지위엔 어둠이 오늘이 끝남을 말해주는데

오늘의 공허를 메우지 못해 또 내일로 미뤄야겠네

꿈속의 내 영혼 쉬어갈 내사랑 내사랑 찾아서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내 몸 쉬어가며

내 사랑하는 여인을 꿈속에 만날까-

육신의 피로함은 풀리겠지만 내 영혼의 공헌 메워질까

꿈속의 내 영혼 쉬어갈 내사랑 내사랑 찾아서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내 몸 쉬어가며

내 사랑하는 여인을 꿈속에 만날까-

그러니까 한 20년 전에 이 노래를 처음 접했죠.

너무 뜨거워 나른했던 10대 후반에…

내 나이처럼 뜨겁지만 어딘가 나른한 전인권의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합니다.

그리고 몇년 후 전혀 다른 스타일의 노래에 끌렸습니다.

가시나무(하덕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속에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자리를 뺏고

내속에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지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위의 두 노래는 전인권과 하덕규의 인생만큼이나 다른 스타일의 노래입니다.

하지만 15살에서 20살 사이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 있는 노래이지요.

외로움이라는 코드로 말입니다.

괴성을 지르며 절규하는 외로움이건 성당에 앉아 기도하는 외로움이건 혹은 도서실에 앉아 성문 영어책을 펼쳐 놓고 마이마이 카셋트플레이어를 듣는 외로움이건

외로움은 다 같은 외로움이었지요.

그 시절, 그 나이의 우리는 많이 외로웠고 이 두 노래가 우리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왜 그 나이는 외로웠던 것일까? 눈물이 나도록 외로웠는데 지금 와서는 왜 아름답게 느껴질까요?

세상 일이란 것이 묘하게 그렇습니다.

힘들지 않으면 성장하지도 않고, 아프지 않으면 추억되지도 않고, 갈등이 없으면 평생 친구가 되지도 않고, 마지막 유혹이 없으면 성불하지도 못하지요.

그저께 노래방에 갔다가 우연히 두 노래를 듣고는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