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전국 네트워크(등록금넷)

[논평]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 치솟은 등록금에 대한 통제 없어 학생들의 미래 부담 더욱 늘어나는 문제 발생!


– ‘등록금 상한제’ 결합되지 않고, 기존 이자지원은 폐지돼 미래 학생부담은 더욱 커져
– 6%안팎의 이자율도 너무 높아… 무이자 또는 최소정책금리 적용돼야


1. 오늘(11/20일) 교과부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매우 획기적인 제도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동안 학생, 학부모들이 제기했던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담겨있지 않다.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등록금액 상한제가 결합되지 않은 상환제는 학생들의 부담을 미래로 이전시키는 것에 불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기존의 무상장학금과 이자지원 제도가 폐지되고, 또 대학들이 취업 후 상환제를 빌미로 등록금을 더욱 높게 올릴 가능성이 높아, 미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되는 결정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소득이 낮으면 낮을수록 오히려 미래 등록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정부와 국회는 국회에 제출돼 있는 등록금 상한제 법률도 이 기회에 함께 통과시켜야 하며, 그래야 비로소 ‘등록금 문제가 해결됐다’라는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2. 구체적으로는, 6%안팎의 높은 이자율 적용, 1592만원이라는 낮은 상환 기준 소득, 20%라는 높은 상환율의 문제가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다른 정책금리들은 2-4%를 적용하면서, 가장 공공적인 영역인 교육 관련 금리를 6%안팎으로 적용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기존의 이자지원까지 없어지는데 6%안팎의 고금리를 적용하게 되니까, 원리금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모순적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또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했던 초안과는 달리 졸업 후 3년이 지나면 강제징수와 일반대출로 전환된다는 내용이 포함되고(물론 소득은 없지만 재산이 아주 많은 경우에는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소득인정액이 기준소득의 1.5~2배만 되면 강제징수, 일반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 최장 25년간 상환의무를 지던 데에서 상환의무기간 설정을 아예 폐지한 것도 명백하게 ‘등록금 후불제’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3. 정부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실행 방안의 구체적인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초고액 등록금, 높은 인상률 억제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정부 발표대로 등록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해소하려면, 이미 엄청나게 치솟은 등록금 문제와 매년 물가인상률의 2-4배씩 뛰는 높은 등록금 인상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등록금넷과 학생, 학부모들은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대학들이 취업 후 상환제를 빌미로 등록금을 더욱 높게 올릴 가능성이 높기에 취업 후 상환제가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학들의 폭리만 보장해준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상한제 없이 취업 후 상환제만 실시되고, 대학들이 지금까지의 관행을 유지한다면 학생들의 원리금 부담은 더욱 커질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재정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된다. 대학재정에 대한 엄밀한 분석을 통한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하고, 정부와 대학 차원에서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하여 등록금을 사회적으로,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책정하는 것만이 등록금 문제의 제대로 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등록금에 대한 통제와 인상 억제 장치 없이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정부가 분명히 알아야 된다는 얘기이다. 정부가 취업 후 상환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힌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도 모두 등록금 상한제를 동시에 실시하고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저소득층 부담 증가, 이자지원 폐지, 6%안팎의 이자율도 큰 문제


정부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를 통해서 가난의 대물림을 단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저소득층의 부담을 가중시켜 가난의 대물림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에 지원하던 무상장학금을 없애고,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도 없애버렸다. 저소득층과 이자지원을 받던 소득 7분위까지의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환 개시 기준소득을 4인 가족 최저생계비인 1592만원으로, 상환율을 20%로 책정했다. 최저생계비를 겨우 벌었는데 20% 상환율로 상환을 시작해야 하므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저소득층 자녀들이 갑자기 고소득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 지원 폐지, 낮은 기준 소득, 높은 상환율은 다른 계층에 비해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또 6%안팎의 이자율이 아주 큰 문제다. 다른 정책금리는 2~4%를 적용하면서, 가장 공공적인 영역이 교육관련 금리를 6%안팎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한국장학재단의 채권발행 금리보다 더 많이 받아서, 이윤을 남기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6%안팎의 고금리를 적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기존의 이자지원까지 전격 폐지하면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학생, 학부모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애초의 발표와 달라진 부분도 문제


또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했던 초안과는 달리 졸업 후 3년이 지나면 강제징수와 일반대출로 전환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물론 소득은 없지만 재산이 아주 많은 경우에는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취업 후 상환제의 핵심취지가 취업해서 소득이 발생하면 등록금을 차근차근 갚아나가는 것이라고 봤을 때 강제징수와 일반대출 전환은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또 소득인정액이 기준소득의 1.5~2배만 되면 강제징수, 일반대출로 전환한다는 것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가 제시하는 상환기준소득의 1.5배면 2천만원대 초중반의 소득인정액인데, 그런 경우라면 명백하게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데, 그런 계층들에게까지 강제징수나 일반대출을 실시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닐 것이다. 충분히 재산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강제징수나 일반대출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1만 5천여 명에 이르고 있는데, 졸업 후 3년 동안 취업이 안된 것도 서러운데 강제징수, 일반대출까지 실시하게 되면 또 다시 이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 최장 25년간 상환의무를 지던 데에서 상환의무기간 설정을 아예 폐지한 것도 명백하게 ‘등록금 후불제’의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의 경우는 50세까지만 상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도 애초에는 최장 25년간이라고 명시했는데, 이를 아예 빼버린 것이다. 평생 동안 상환의무가 발생하고, 노인이 되어서도 대학시절의 ‘공공적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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