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개악 반대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시민단체 공동성명

– 북한 핵실험을 빌미로 한 일본의 평화헌법 개악 움직임에 반대한다.

–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일 양국 정부의 진지한 노력을 촉구한다.

11월 3일은 일본의 평화헌법 공포 60주년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동북아시아의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평화헌법 공포 60주년을 맞이한 우리는, 평화헌법이 담고 있는 ‘항구적 평화주의’ 정신, 그리고 헌법 9조의 ‘전쟁포기와 전력보유 및 교전권 금지’ 조항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 다시한번 절실히 깨닫게 된다.

10월9일 북한 당국이 강행한 핵실험에 대해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또한,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비핵지대화’를 추진해 온 한일 양국 시민들의 열망에 반하며, 절대로 용납될 수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 핵문제의 ‘조속하고도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과 관련국들의 진지한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그동안 북한의 대화 요구에 대해 무시와 제재, 압박 정책으로 일관해 왔던 부시행정부는 ‘대북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지난 10월31일 북중미 3국의 6자회담 재개 합의를 환영한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야 하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이후 일본의 아베 내각은 ‘북한 핵실험 정국’을 틈타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를 위한 정책들을 강행하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우경화 정책을 일거에 처리하고, 평화헌법 무력화와 개악을 강행하려 한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독자적인 대북 추가제재를 단행한데 이어, ‘주변사태법’과 ‘특별조치법’ 제정 등을 통해 해상자위대의 북한 선박 검사 참가 및 미군과 제3국의 북한 선박 검사 활동에 대한 후방지원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교전(交戰)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무력충돌을 유발하는 불씨가 될 것이다. 이와같은 일련의 대북강경정책은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움직임과도 직결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아베 내각은 ‘교육의 평화헌법’이라고 불리고 있는 ‘교육기본법’ 개악안 통과를 강행하고 있다. 게다가, 방위청을 ‘방위성’(防衛省)으로 승격시키고 해외파병을 자위대의 본래임무로 위치 짓고, 해외에서 무력사용의 근거법이 될 ‘자위대 해외파견 관련법’ 추진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 특히, 아소 다로 외상과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의 ‘핵무장 발언’은 ‘피폭국 일본’ 국민들의 여론에도 반하는 것이며, 동북아시아 ‘핵 군비경쟁’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언행이다. 일부 정치인들의 부주의한 행동이 파멸적 결과를 부를 수 있음을 경고해 두는 바이다.

일본 정부와 개헌세력들은 한반도 뿐만아니라 일본 국민들의 안전, 그리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태들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또한, 아베 내각과 일본의 개헌세력들은, 평화헌법에 입각해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평화국가 일본’이 일본 국민들과 동아시아 시민들이 바라는 일본의 모습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일본의 평화헌법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인권의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소중한 자산임을 강조해 왔다. 더욱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조치로 인해 동북아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극복하고 무력충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본 평화헌법의 이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야기된 동북아시아의 위기는 오히려 평화헌법이 담고 있는 이념의 절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은, 앞으로도 일본의 평화헌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연대에 그치지 않고 핵과 전쟁이 없는 동북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해 평화헌법의 이념을 적극적으로 확산시켜 갈 것을 결의한다.

2006년 11월 3일

11.3 한일공동행동 한국위원회(GPPAC KOREA, 비폭력평화물결, KYC,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참여연대평화군축센터,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평화공동체운동본부,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장준하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흥사단, 독도수호대)

11.3 한일공동행동 일본위원회(GPPAC JAPAN, 국제헌법9조캠페인, 피스보트, 전(全)오사카 노동조합총연합, 오사카교직원조합, 오사카시민네트, 일본국제법률가협회, 청년법률가협회헌법위원회, 야스쿠니위헌소송토쿄변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