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기독교 근본주의, 네오콘

이번 미국 대선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승리했다. 조지 부시로 대표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은 기독교 근본주의를 무기로 이번 대선에서 350만여표 차이로 확실히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고어 후보가 사실상 부시에게 55만여 표를 이겼으나 미국 대선제도의 ‘승자독식제도’(winner-take-all) 때문에 패배한 것과는 다른 결과이다.

이것은 9.11테러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라는 적들을 만들어내어 애시당초 있지도 않은 ‘생화학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한다’는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하여 미국 군수회사의 재고를 소비하고 신무기의 성능시험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 2위의 석유 매장지인 이라크의 유정 채굴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결국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미국과 부시는 ‘십자군전쟁’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쟁은 “석유 전쟁”이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고갈되어져 가는 석유를 확보하기 위하여 이라크를 침공하고, 빈라덴의 9.11테러의 적을 찾던 중 이라크가 걸려들었을 뿐이다. 빈라덴의 알카에다가 이라크와 연계되어 있으므로 이라크를 친다는 것이었으나, 알 카에다와의 그 연계성도 조작에 의한 사실무근이었다.

결국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수립하겠다던 미국의 말과는 다르게 이미 미군의 손에 의해 현재까지 이라크인 20,000 명 이상이 살해당하였고, 부녀자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무차별 폭격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것이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을 등에 업은 부시정부에 의한 ‘힘으로 약자를 제압한다’는 네오콘 정책이다. 빈라덴도 이슬람 근본주의의 성전(지하드)을 주장하고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도 성전(십자군전쟁)을 위해 나서는 것이다. 어디에도 민주주의는 없다.

미국 네오콘의 심각한 문제는 이라크에만 국한되지 않고 바로 한반도에도 적용시키고자 하는데 있다. 미국 공화당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이 얼마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에 대하여 “6자회담은 앞으로 한 차례만 더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해 우리정부를 바짝 긴장케 한 적이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곧 한반도의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포항에도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있고, 네오콘도 있다. 또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통해 붕괴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세력도 있다.

현대의 시민사회에서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관용을 가질 수 있는 종교심이 필요로 하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만은 그렇지 않다. 기독교만 종교이며 다른 종교들은 미신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박애를 이야기 한다. 자기모순 그 자체이다.

확실히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어떠한 어려움도 감내하고 하나님을 위하는 데에는 부끄러움도 없는 모양이다. 지난 5월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여 서울시민에게 하나님의 신민으로 살 의무를 부과하였다.

또 정장식 포항시장도 성시화운동 세계대회의 명예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 “포항을 성시화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그 관계자들이 오해라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행사준비안에 ‘제자화와 양육 훈련, 사회 선교, 정직한 포항 만들기 운동, 세계 선교, 1% 나눔 운동(포항시의 재정과 교회, 개인의 수입에서 1%를 모금해 위의 모든 사업을 진행한다)’ 등을 표기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행사 준비안>의 목표에 “포항시 성시화를 위하여 포항 성시화 운동본부가 주관하여 포항 시민과 함께 거룩한 도시를 만드는 기폭점이 되게 한다”라고 명시한 것. 또한 명예준비위원장인 포항시장 개인의 종교적 권리를 벗어난 것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포항시 성시화운동본부와 같은 일부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보기에는 다른 종교를 가진 시민들은 포항시 성시화에 걸림돌이 되는 사탄이 될 것임이 기독교적 논리구조이자 이치이다.

아직까지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화가 종교이다. 그러한 종교적인 활동을 정치적인 활동으로, 아니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정교분리(政敎分離)를 원칙으로 하는 현대에서 옳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대(古代)의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사회면 모를까 어떠한 종교라도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갈등이 생기고 부조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제정분리는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원조인 <메이플라워의 청교도>의 후예들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일이다. 18세기 계몽주의를 신봉한 그들은 종교는 하나님의 일을 맡고, 국가는 세속의 일을 맡는 정교분리 원칙을 정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의회는 특정 종교를 국교로 정하는 법을 만들 수 없다”는 ‘국교 조항’(Establishment Clause)이 그것이다.

정장식 포항시장은 경건한 마음으로 홀리클럽에 참석하지는 모르지만 모든 포항시민의 대표자인 포항시장이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종교심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오만과 폭력이 되는 것이다.

오만과 폭력이라는 단어를 감내하면서 가지는 종교심은 ‘기독교 순결주의’를 강조하고, 적그리스도를 무찌르려는 <십자군전쟁>론자, <기독교 근본주의>이며 <네오콘>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미군 탱크에 깔려죽은 평화의 상징, 어린 여중생 <효순이 미선이>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게는 당연한 희생이 되며, 이라크의 어린 생명이 죽는 것도 이교도(異敎徒)가 가지는 운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차라리 기독교 목회자를 포항시장으로 선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비약도, ‘기독교 근본주의=네오콘=포항성시화운동’ 이라는 논리적 전개도 통할 수 없는 포항시민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포항시장이 종교적 이타심과 관용을 가질 수 있는 시민의 대표여야 함에도 기독교 신자들만의 대표인 것처럼 나서는 지금의 현실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유성찬 자치분권전국연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