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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북한인권국제대회 이틀째인 9일, 주최쪽은 마지막 행사로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서울선언’을 채택했다. 북한인권에 대한 선언문 채택은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북한인권국제대회 때는 없었던 행사다.

주최쪽은 8개항으로 된 서울선언에서 “20만명이 수용된 것으로 추정된 (북한의)정치범 수용소는 반드시 해체되어야 한다”며 “지난날 인류를 경악시켰던 아우슈비츠 참극이 21세기에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매년 12월10일 ‘북 인권 국제 캠페인’ 개최

“극단적이고 정제 안된 표현 거슬려” 비판도

서울선언은 또 “북한동포에 대해 가장 깊은 애정을 보여야 할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의 북한인권 결의에 대해 계속 기권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이밖에 서울선언은 “매년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즈음하여 세계 각지에서 ‘북한인권 국제 캠페인’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선언에 대해 김수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치범 수용소에 20만명이 수감돼 있다는 주장은 실태조사에 기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 인권 실태를 아우슈비츠에 비유한 것도 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참석자들은 ‘북한인권 개선 전략회의’ 등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행사를 열었다. 전략회의는 지난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대회가 감정만 표출했다는 내부 비판을 수용해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발표자나 토론자들은 여전히 감정적 주장을 펴거나, 전략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제안’을 계속했다. 전략회의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원조를 받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며 “6·15 공동성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리 알려진 것과 달리 <민주주의를 말한다>의 저자 나탄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내각장관은 국내 선거 일정 때문에 이번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또 사이카 후미코 신임 일본 북한인권특사는 예정에 없이 참석했다고 주최쪽은 밝혔다.

북한인권국제대회 이틀째 행사는 전날 행사와 달리 공개리에 치러져, 500여명 안팎의 방청객이 참석했다. 방청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한국에서 북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미국인 케빈 셰퍼드는 “이번 대회나 진보단체 주최 토론회나 모두 극단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한 인권을 거론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견해를 폈다. 이장호(67)씨는 “북한인권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들이 대회에 많이 참석해서인지,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구KYC가 대구교육대학에서 연 ‘북한 인권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뒤 시민운동의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지역인터넷 신문인 <평화뉴스>의 유지웅 편집장은 “북한 인권문제보다 남북 교류와 신뢰구축이 우선이며,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조광진 대구케이와이시 실행위원장은 “국가보안법 철폐 등 남한 내 인권상황 개선과 대북 인권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인 조기원 기자, 대구/박영률 기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