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KYC 조광진씨 공개서한 ‘김근태 장관님께’

“조국에 외면당한 채

원폭피해자들이 살고 있는

경남 합천 방문해 달라

“김근태 장관님, 혹시 한국인 원폭피해자를 아십니까. 그곳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전쟁과 원자폭탄의 잔인함과 그동안 정부에 대해 서운했던 점을 들을 기회를 가져주십시오.”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 평화통일센터 실행위원 조광진(44·사진)씨가 최근 3·1절 86주년을 맞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경남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 방문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조씨는 우편으로 보낸 이 서한에서 “김 장관이 1980년대 전두환 군사 정권에 맞서 고문의 흔적인 피딱지 하나를 꽁꽁 숨겨 법정에서 5공화국의 야수성을 폭로한 사실을 기억한다”며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지키기 위해 김 장관이 온몸으로 싸웠던 그 때의 잠바와 티셔츠 차림으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을 방문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원폭투하는 60년 전의 일이지만 당시 조선인들이 4만명이나 죽었고 3만명이 원폭의 상처를 안고 살아갔다는 사실에 대해서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고 정부도 60년동안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세월이 흘러 남한에 2600명, 북한에 약 1000여명의 피폭자만 생존해 있다”며 “피폭자 1세와 2세는 일반인 보다 발병율이 높아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들은 일본에는 물론 고향이라고 돌아온 조국 대한민국으로부터도 외면당했다”며 “인류 최초이자 마지막 원폭피해자가 살고 있는 경남 합천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조씨는 “장관의 방문으로 모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정부가 원폭피해자를 위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첫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씨는 “원폭피해자들이 직접 일본정부와 소송을 벌이는 동안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게 안타까와 담당부서인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김 장관 쪽에서 3월중 원폭피해자 복지회관 방문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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