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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외피폭자 지원 한국에 전문의료진 파견 시민단체 “생색내기”반발

일본 나가사키 현에서 한국을 방문해 2차대전 원폭 피해자에 대한 건강 검진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자 시민단체들이 ‘생색내기 방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차대전 당시 원폭피해를 입은 나가사키 현은 일본 국외 피폭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1일 한국에 전문의료진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의와 보건사 등 일본 의료진은 이날부터 23일까지 경남 합천에 있는 원폭 피해자 복지회관에서 건강 검진을 실시할 계획이다. 일본 쪽이 2002년 국외거주 피폭자 지원사업을 시작한 이래 북·남미 대륙에 사는 일본인을 상대로 검진을 실시한 적은 있으나 국외 피폭자의 절반인 2200여명이 살고 있는 한국에서 진단에 나서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엔에이치케이와 쿄토통신 나가사키 지국 등 일본 언론도 동행할 예정이다.

언론동행 합천서 ‘달랑’사흘 검진

“공식사죄·피폭자 근본대책 우선”

그러나 피폭자 지원 활동을 펼쳐온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와 대구경북 인도주의 실천의사회 등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피폭 책임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국내 피폭자에 대한 근본대책없는 이벤트성 행사는 원폭 투하 59주년을 맞아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곽기훈씨 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재외 피폭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이겨 국내 피폭자들이 일본정부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피폭자 자격을 부여하는 건강 수첩과 건강 수당 지급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에 가야만 하도록 돼 있는 등 법규정이 여전히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청년연합회 대구본부 김동렬 사무처장은 “언론을 대동해 3일동안 깜짝 방문하는 이벤트성 행사보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모든 피폭자에 대한 평등한 원호법 적용이라는 일본정부의 근본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