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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폭자 요양소 방문한 재일동포 3세들

“원폭피해 고통 일본에 알릴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우리 과거사와, 동포들의 따뜻한 정을 가슴에 품고 돌아갑니다.”

일본 오사카 지역의 재일동포 3세들의 모임인 ‘재일 코리아 청년연합’(KEY) 회원 18명이 20일, 한국에서 4박5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가 을사조약 100주년, 원폭투하·광복 60주년, 한·일협정 40주년을 한해 앞두고 한-재일동포 엔지오 교류를 위해 준비한 평화포럼 참석차 지난 16일 대구로 왔다.

방문기간에 교포 청년들은 한국 청년연합회 회원들 집에서 민박을 하며 한국 가정생활을 체험했다.

지난 17일에는 대구 약전골목, 북성로, 옛 대구형무소 등을 돌며 대구 역사을 알아봤고, 지난 19일에는 경주 불국사, 분황사, 경주 국립박물관 등 모국의 문화 유산을 둘러봤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경남 합천의 원폭 피해자 복지회관을 찾아 피폭자들의 가슴 아픈 생애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고통에 대해 들었다.

재일교포 3세 장순이(26·회사원)씨는 “그동안 합천에 피폭자들이 모여 함께 산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이분들이 여전히 생활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가슴 아팠고, 불행한 역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장씨는 그동안 일본 이름을 써 왔지만 얼마전부터 직장에서도 장순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고 있다.

교포 3세 박수현(24·작곡가)씨는 “너무나 보람된 시간이었고, 본국 청년들과 더 활발한 교류가 있었으면 한다”며 “일본으로 돌아가 피폭자 문제 등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포 청년들은 지난 18일 합천에서 한국 원폭 피해자협회 대구경북·합천지부,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대구경북지부,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 등과 공동으로 일본 의료진 8명이 21일부터 2박3일 동안 합천 피폭자 회관에 진료차 방문하기로 한 데 대해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의료진 일시 파견이 피폭자 문제의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남·북 피폭자들이 일본 피폭자와 동등한 원호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일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