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지침을 역행하는 포항시 사회단체보조금

< 2004년도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사업에 대한 의견서 >

포항시는 지난 3월 사회단체보조금지원사업을 선정하였다. 포항시는 93개 단체로부터 총 198건의 사업신청을 접수받아 이중 80개 단체의 117건 사업을 선정, 총 예산 770,700천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지원신청단체수 : 93개 단체, 지원신청사업건수 : 198건, 보조금신청 총액 : 1801,245천원

보조금지원단체수 : 80개 단체, 보조금지원사업건수 : 117건, 보조금지원총액 : 770,700천원

하지만 포항시의 이번 사회단체보조금(이하 보조금) 지원 선정내역은 아래와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포항시의 해명을 요구한다.

첫째, 정액보조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의 문제

행정자치부는 2004년도 지방자치단체예산편성지침에서 정액보조단체보조금을 폐지하고 사회단체보조금 상한제를 도입하였다. 하지만 포항시는 행정자치부의 이러한 지침을 모르쇠하고 있다.

포항시의 사회단체보조금지원 내역을 보면 11개 정액보조단체에 총 336,700천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전체 보조금 대비 43.7%를 차지하고 있다.

행자부는 금년부터 정액보조단체라 하더라도 다른 민간단체와 동일한 조건에서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단체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의 타당성과 형평성을 고려하여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액보조단체의 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 중에 하나였다.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들이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로 정액보조단체 지원금 폐지를 주장해 왔다. 금번 행정자치부의 조치는 사실상의 정액보조단체 폐지를 뜻하며 기존의 관행에 비추어 보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시가 정액보조단체에 지원된 금액을 보면 행정자치부가 정액보조단체지원금을 폐지하기로 한 2004년도예산편성지침 이전에 적용하던 지원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항시의 사회단체보조금 집행은 과거정권들이 하던 관행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으며 다양하고 건전한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아직도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행정을 벌이고 있다.

둘째, 심의위원회 운영의 문제

심의위원회는 198건에 달하는 사업을 심사하고 지원을 결정하는데 단 두 차례의 회의로 결정하였다.(실제로 심의를 위한 회의는 한번 뿐이었다) 사회단체보조금은 일명 pool예산으로 의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총액만 명시되기 때문에 예산심의 과정이 생략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의위원회는 사업의 타당성과 예산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예산을 직접 편성까지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심의위원들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막중한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짧게 투여된 시간으로 198건의 사업이 제대로 심사되었지는 상당히 의구심을 드러내게 만든다. 또한 보조금 심사를 심의위원들이 직접하기보다 담당공무원이 예산 결정을 하고 그것을 심의위원들에게 브리핑하는 수준은 아니었는지, 그리고 심의위원회가 있으나 마나한 역할을 한 것으로 사업을 선정한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다.

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총 16명의 위원들 중 공무원 4명, 시의원 4명, 교수․변호사 등 전문직 5명, 시민단체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16명 중 공무원과 시의원이 반을 차지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외부인사의 발언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과 시의원의 수는 20%를 넘지 않도록 재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사회단체보조금지원에 있어 타당성과 형평성의 문제

포항시 사회단체보조금지원에관한 조례 제3조 2항을 보면 ‘사회단체에 대한 보조는 사업비를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포항시는 정액보조단체 11개 단체 이외에도 포항시 의정회에 8,000천원, 법무부범죄예방위원 30,000천원, 푸른포항21에 50,000천원 등 8개 단체에 운영비를 직접지원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의정회에 대한 보조금지원은 오랫동안 위법성 논란이 되어왔다. (포항시 의정회의 경우 운영비 8,000천원 외에 지역발전을 위한 워크샵 4,500천원 등 사업비 항목으로 12,500천원을 추가로 지원받아 총 22,500천원을 지원받고 있다.)

특정사업에 대한 예산지원과 달리 예산을 그 단체에 직접 운영비로 지원할 시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특정사업에 대한 지원은 사업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평가도 쉬운 반면 운영비로 지원되는 예산은 ‘돈은 쓰인데가 있으나 효과는 뭔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예산 집행내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넷째, 사후평가와 보조금 집행내역에 대한 심의의 문제

각 단체가 보조금을 지원 받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면 결산서와 함께 사업비 집행내역을 제출하게끔 되어있다. 그리고 포항시와 심의위원회는 결산내역을 면밀히 따져 과연 예산이 적정하게 집행되었는지 시민의 혈세가 유용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간의 관행으로 보자면 사회단체보조금 집행내역에 대한 심의도 형식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2003년도 포항시사회단체보조금 집행내역을 분석해보면 지출내역에 영수증이 아예 없거나 대부분의 영수증이 간이영수증으로 되어있다. 특히 10만원이상 지출금액에 대해서도 간이영수증이 증빙서류에 첨부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산서에 간이영수증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행정자치부의 민간단체지원사업과 대조하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만원 이상 지출에 대해서는 간이영수증을 인정하지 않고 세법상 인정되는 정규영수증을 첨부하게끔 하는 등 철저한 사후정산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예산이 지원된 사업이나 단체에 대한 사후 평가가 전혀 안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시민 혈세를 보조금으로 지급하였으면 실제로 이 사업이 어떤 성과를 내었고 또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절치 않은 사업이나 정산이 부실한 경우에는 다음연도 보조금 지원시 불이익을 줌으로써 보조금지원 사업의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운영을 투명하게 하여야 한다. 보조금 지원기준과 평가기준이 명확하게 제시하고 위원회 회의록을 철저하게 공개한다. 그럴 때만이 보조금 지원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시민사회의 시대라고 말한다. 정부와 시장과 함께 이제 시민사회는 제3섹터를 이루고 있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높아질수록 민간단체의 활동에 정부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문제는 얼마 안 되는 예산마저 일부단체에 예산이 편중 지원되어 왔다는 데 있다. 이들 단체는 대부분 권위주의 시대에 관주도로 만들어진 관변단체들이다. 일명 힘 있고 줄 있는 단체는 예산을 막 끌어 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단체는 예산배정에 매년 소외되고 있다. 이는 풀뿌리 단체들의 자생력을 잃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시민화합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사회단체보조금은 사업의 타당성과 예산의 적정성을 따져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배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낭비를 막고 지역민간단체가 건강하게 커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지금이라도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과 관련하여 지역사회 민간영역 활동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민간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공익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분명한 정책방향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관변단체 중심의 예산지원에서 벗어나 시민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그간 계속적으로 문제되었던 일부단체에 대한 편중, 중복지원의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

포항KYC(한국청년연합회 포항지부), 포항여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