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1700만 2030세대, 올 대선을 주시한다
2007 11/27   뉴스메이커 751호

2030 키워드는 개인주의와 자유사고
우리사회 희망으로 스스로 일어나야


불안, 경쟁, 개인주의… 2030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말이다”라는 청춘 예찬을 읊조리기에는 시대적 상황이 너무 버겁다. 기성세대들이 20~30대 하면 떠올리는 ‘꿈’ ‘낭만’ ‘열정’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푸른 기상과 패기로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야 할 젊은 세대들이 현실적 삶의 고달픔에 매어 있기 때문이다. 2030세대는 어느 시대보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성인으로서 사회적 입지를 마련해 자기 앞가림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성세대들이 깔아놓은 산업화·민주화라는 양탄자에 앉아 있지만 신자유주의라는 거센 파도에 휩싸여 있다.















뉴스메이커와 KYC가 주최한 ‘2007 대한민국 대통령 공개 채용 프로젝트’ 행사에서 2030 유권자들이 한 후보의 정책공약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문화인류학과)는 “2030 세대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기며 생활한다”며 “다양한 경험의 축적, 각종 자격증 취득, 성형과 다이어트, 아르바이트와 재테크 그리고 폭증하는 정보에 숨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세대를 규명하고, 각 세대의 특성을 살피는 일은 한 사회의 미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특히 2030 세대의 의식과 정체성을 조명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조망하는 거울이 될 수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20~30대를 포괄해 2030 세대로 분류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역동적으로 변화를 거듭하는 ‘지그재그형’ 발전 모습을 보이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엄밀히 말하면 2030 세대 중에서 20~34세 정도까지가 같은 특성을 공유하고, 35~39세의 30대 중·후반 세대는 이들과 정체성이 약간 다르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도 1991년 시위 도중 사망한 ‘강경대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한 것을 끝으로 대학생들의 시위는 점점 사그라들었다. 91학번 35세가 학생운동의 분기점이 되는 세대다. 30대 중·후반 세대들은 386과 2030 사이에서 ‘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2030에 포함시키는 것은 386세대적인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서태지와 아이들’로 시작해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시대라는 새로운 사회상을 처음으로 겪었기 때문이다.

심원철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33)은 “예전에는 대의명분에 따라 집단이 결정하면 따랐는데 지금 20대에게는 당위가 먹히지 않을 때가 많았다”며 “군대에서 복학해보니 386과 20대 사이에 낀 ‘샌드위치’가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2030 세대의 최대 가치는 물질적 풍요















2030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의 가슴 속에는 앞에서 언급한 불안, 경쟁, 개인주의라는 말과 함께 감성, 이미지, 상상력, 인권 등 다양한 가치가 담겨져 있다.
2030 세대의 가장 큰 가치(성공기준)는 물질적 풍요다. 2030 세대는 IMF 외환위기라는 미증유의 패닉상태가 된 한국 사회에서 어릴 때부터 부모 세대에게서 “네가 스스로 알아서 살아야 한다”는 식의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자기가 앞으로 살아갈 길만 해도 벅찬데 사회에 대해 생각할 여유는 없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수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해지고 ▲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 가능성 ▲ 평생 안정된 직장을 가질 가능성 ▲ 집을 마련할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2030의 현실”이라며 “특히 부모의 부(富)에 기대야 하는 경우 부모의 가치관을 내면화시켜야 하니까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즉 돈이 없는 2030은 자기 밥벌이하기 벅차서, 돈이 있는 2030은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점점 정치·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2030 세대의 얘기를 들어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서울여대 3학년인 이영숙씨(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대학분과대표·22)는 “어려서부터 엄마 아빠가 맞벌이에 나서고, 혼자 지내고 학원 다니면서 자기 정체성을 ‘돈 많은 나’에서 찾으려고 한 것 같다”며 “취업해서 돈을 벌어 자기의 미래상으로 ‘명품을 갖고 있는 나’를 상정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사실 2030 세대에게 이러한 삶을 강요한 것은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의 탓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교 학부제다. 학부제 도입으로 대학생들은 2학년 때 더 좋은 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1학년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한다. 대학교 1학년을 ‘고등학교 4학년’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이들이 사회의 첫 관문인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경쟁에 내몰리기 때문에 정치·사회의식을 통한 공동체에 발을 담글 수 없다. 2030이 정치 참여에 무관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최연소 국회의원인 김희정 의원(90학번·한나라당 선대위 2030기획본부장)은 “2004년 총선과 2006년 지방선거를 보면 20대의 투표율(30~40%)이 가장 낮았다”며 “2030 세대는 철저히 정치 참여에 무관심한 계층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2002년 월드컵과 붉은 악마를 떠올려보면 2030 세대는 어느 세대보다 역동적인 세대”라며 “이번 대선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뉴스메이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2030 유권자의 66%가 대선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88%가 대선에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2년의 경우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있었고 386세대가 주축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 20~30대의 투표율은 낮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30 세대에게는 기성세대가 따라올 수 없는 강점도 있다. 첫째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다양성이 있다. 그들은 자원봉사와 기부문화에 익숙하며, ‘나’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우리’를 찾아가고 있다. 둘째, 열린 민족주의와 세계화를 지향한다. 그들은 피부색을 중시하지 않으며, 인류가 직면한 환경, 기아, 전쟁 등 문제에 관심이 많다. 셋째, 전 세계 온라인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터넷 세상에서 ‘나’와 ‘너‘를 연결시켜, 따뜻한 온라인 세상을 만들고 있다. ‘클릭세대’를 쓴 최순애씨는 “2030이 사물을 분석적으로 보지 않고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만큼 그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2030 세대는 과거 세대와 같이 집단행동을 표출하고 있지 않지만 올 대선을 계기로 각각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대선 후보들에게 전하고 있다.

뉴스메이커, KYC와 손잡고 ‘2030 대선 참여’ 캠페인













2030 유권자 대표들이 10월 13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봉도수련원에서 ‘2030 끝장토론회’를 벌이고 있다.
올 대선의 2030 유권자 수(2006년 5·31 지방선거 기준)는 1600여만 명(1628만 2392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3.9%를 차지하며, 여기에 19세 유권자 62만여 명(61만 6844명)을 합치면 1700여만 명(전체 유권자의 47.3%)에 이른다. 1700만 2030 유권자가 한목소리를 낸다면 다른 어느 세대보다 파워 있는 세대가 될 수 있다.
뉴스메이커와 KYC(한국청년연합회)는 지난 7월부터 ‘2030 유권자의 목소리를 대선 후보들에게 전한다’는 취지로 ‘2030 2007 대선참여 캠페인’을 벌여왔다. 지난 5개월 동안 뉴스메이커와 KYC는 10회에 걸쳐 포커스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해 나온 2030의 정책적 요구를 후보자들에게 전했으며, 2030 세대는 과연 누구인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끝장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2030 유권자 운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2007 대한민국 대통령 공개 채용 프로젝트’를 개최, 각 후보들과 2030 유권자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뉴스메이커와 KYC는 12월 19일 제17 대통령이 탄생하는 그날까지 2030 유권자 운동을 계속 펼칠 계획이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기고 |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88만원 세대’의 저자
한국의 20대, 이 새로운 주체














한국에 신자유주의라는 흐름이 본격화된 지도 이제 10년 가까이 된다. 김영삼 대통령이 드디어 우리도 OECD에 가입하고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선포한 이후, 축배는 오래가지 못했고,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국제적 조롱과 함께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다. 10년 전, 아시아개발은행도 자금이 없었고, 중국이나 일본과 함께 역내 비상기금과 같은 장치도 없었을 뿐더러, IMF 자금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던 최근의 중남미의 블록경제도 없었다. 한국은 이후 5년을 ‘완화된 신자유주의’에서, 그리고 다시 5년을 ‘강화된 신자유주의’에서 보냈다. IMF 외환위기 때 초등학교 5학년에서 대학교 1학년, 즉 10대였던 사람들이 이제 20대가 되었고, 새로운 경제 주체로 한국 경제에 데뷔하게 될 순간이 왔다. 평균적으로 이 특별한 국민경제는 20대에게 아주 가혹하다.

지난 5년 동안의 저금리로 부풀 대로 부풀어오른 부동산 거품에서 스스로 주거권을 마련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이 원하는 ‘우아한 직장(decent job)’을 찾는 일은, 비정규직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일본식 연공서열제가 붕괴된 지금, 자신의 일자리를 내어주려고 하는 40대와 50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의 많은 정규직은 이미 역피라미드 구조가 되어 있다. 그나마 정부가 만들어내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집중한 건설현장에는 40% 이상이 외국인 고용으로 채워지므로, 구조상 이들이 대규모로 진출할 수 있는, 그런 한국 경제 ‘영광의 30년’과 같은 돌파구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20대들이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에 전국에서 몰려들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획일성의 함정’을 만들어낼 것이고, 경쟁의 미덕에 대한 칭송만 극단적으로 높은 상태에서, 멀지 않은 장래에 국민경제가 만날 장벽은 더 높아 보인다는 데 있다. 이 문제는 시급히 해법을 찾거나, 아니면 최소한 일본이나 유럽 수준으로 완화하기라도 해야 할 것인데,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지금의 20대가 ‘공유한 경험’의 부재와 승자독식의 일반화라는 문화적 흐름 속에서 ‘연대’와 ‘공유’와 같은 사회적·문화적 장치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인권 문제나 포용성과 같은 새로운 가치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자본주의에 놓인 이 ‘세대 간 불균형’의 문제는 ‘미션 임파서블’처럼 보이지만, 확실한 것은 이 문제를 시급히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렵기야 하겠지만,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독립시켜야 한다는 미션이나 유신독재 하에서 민주주의를 세워야 한다는 미션만큼 어렵겠는가.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지금은 이 문제를 풀 여력이 아직 우리에게 있지만, 1~2년 후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들어가거나, 한국경제가 장파동의 위기 국면으로 들어가면, 대책을 세울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위기의 20대’를 새로운 경제주체로 환영하는 사회, 그게 이번 ‘스테이지 클리어’의 목표다.










기고 | 천준호 KYC 공동대표
2030은 답이 안 나오는 세대














2030 세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그 경쟁의 결과 상위 10%를 제외한 대다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기 어렵다.

30대 초반 남성이 결혼할 때 구하는 주택의 전세 비용이 평균 8500만 원이다. 전세가격은 2년 사이 물가보다 3배 더 올랐다. 아파트 분양가는 자율화 이후 2005년까지 215% 올랐지만, 가구 소득은 42% 상승했다. 저축을 해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50년이 걸린다. 더 이상 집값 안정이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 낳고 육아휴직을 쓴 엄마는 4%뿐이다. 그런데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부모는 88%에 이른다. 보육비도 부담스럽다. 사교육비는 연간 12%씩 폭증하는데 소득은 5% 정도 늘고 있다. 15년 뒤에는 전체 소득의 최소 절반 이상을 사교육비에 지출해야 하며,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활조건을 감당해야 할 2030은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 채용 공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첫 직장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사람 중 이후 7%만 정규직이 되었다.

2030의 90% 이상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에 종사해야 한다. 1980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차가 1.1배였다면 지금은 1.7배에 이른다.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불능력을 상실한 다수의 중소기업이 선택 가능한 일자리에서 제외되고 있다. 전체 일자리의 10%도 안 되는 대기업, 공기업, 금융, 공무원이 아니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인난이라지만 청년층의 실질 실업률이 20%를 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지난 세대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부도와 IMF 프로그램을 수용한 이후로는 구조적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52%, 중소기업 몰락, 주택비 폭등, 열악한 보육환경, 폭증하는 사교육비 등 이전 세대가 겪지 못한 새로운 구조적 위협 앞에 있다. 대다수 2030의 미래는 없다. 2030이 몰락하면 우리사회의 미래도 사라진다.

그러나 지금의 2030은 20여 년 전 2030과는 전혀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다. 제도와 정책을 비판하기보다 자신의 경쟁력을 탓하고 있다. 소수만 선택되는 경쟁의 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점점 더 좁아지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려고만 한다. 바늘구멍만 보다가 세상을 보는 안목을 잃고 사회와 정치에 무감각해지고 있다. 비판이라도 할라 치면 경쟁에서 도태된 자들의 푸념으로 보일까봐 망설여진다.

국가 부도로 IMF 외환위기를 불러온 산업화 세대와 IMF 외환위기 이후 개혁에 실패한 민주화 세대가 충돌하고 있는 2007년 대선에서 2030이 놓인 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선명한 대안은 설자리가 없다. 그들에게 2030은 정치적 동원의 대상일 뿐이다. 이대로 가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스스로 대변하지 않으면 그들이 대변해주지 않는다. 그냥 살던지, 아니면 요구사항을 말하고 참여하든지… 그것은 2030의 선택이지만, 그 외에는 우리 사회 새로운 희망의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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