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6일 (목) 11:53   뉴스메이커



[2007대선 캠페인]2030유권자의 목소리를 정책으로-①보육



























김미경














박은순














김명옥
“낙후한 민간시설 국공립화 서둘러야”

보육 지원비 포인트제도·반차 휴가·야간 보육시설 확충 등도 제안


맞벌이 ‘엄마·아빠’들은 할 말이 많았다. “믿고 맡길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먼저 터져나왔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은순 씨는 “국·공립 보육시설에 보내려고 임신 6개월째에 접수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국·공립 시설을 선호하는 까닭에 대해서는 “불안정한 고용으로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는 아이들이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잇속이 먼저인 민간 보육시설에서는 안전한 급식을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특히 이날 집담회를 연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은 참석자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급식 재료가 미리 공지되었고, 계단과 놀이터는 어린이의 신체에 맞게 설계되었다. 집담회가 끝난 9시에 아이를 데려가는 ‘공무원 엄마’도 있었다.

젊은 부모들은 ‘자리가 없어서’ ‘돈 때문에’ 더 나은 환경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열악한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부모들에게는 ‘포인트’(일정 보육비 보전)를 줘야 한다는 ‘포인트제도’나 국가가 보육비 전체를 지원해주는 적극적인 형태의 ‘바우처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일하는 엄마들은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들렀다가 회사에 당당히 출근하고 싶다”며 ‘반차제도’(월차를 오전, 오후로 나누어쓰는 제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참석자

김명옥(여·33) 전업주부 서울 성북구 6세·3세 남아

박은순(여·32) 편집디자이너 경기 군포시 3세 남아

김경수(남 ·가명·35) 대기업 인사과장 서울 광진구 3세 남아

김미경(여·34) 고등학교 교사 서울 도봉구 6세 여아, 3세 남아

유병학( 남·36) 비영리단체 활동가 서울 강북구 7세·1세 남아


사회(천준호): 현실성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디자이너‘의 마음으로 보육정책 아이디어를 각자 내달라. 자신이 겪고 있는 보육 현실을 이야기해도 좋다.

김미경: 돈이 아니라 부모의 교육철학에 따라 보육시설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3살만 넘어도 ‘놀이학교’ 등 다양한 보육시설 등에 골라 보낼 수 있지만 한 달에 50만 원이 넘는 곳도 있어 비용문제가 크다. 정부가 보육비를 모두 지원해주는 적극적인 형태의 바우처제도가 생긴다면 부모의 교육철학에 따라 보육시설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교육세를 많이 걷어야겠지만 말이다.

김경수(가명): 자신의 돈을 보태서 더 나은 곳에 보내고 싶은 부모도 있을 텐데, 그러면 길이 막히지 않겠나.

대신 ‘포인트제도’는 어떨까. 우리나라에서 국·공립 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는 민간 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보다 큰 혜택을 입고 있다고 봐야 한다. 보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공립 시설에 자리가 없어서비교적 열악한 민간 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에게는 ‘포인트(보육 지원비)’를 줘서 자유롭게 쓰게 하자.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전체 보육비를 개인에게 나눠줘서 선택권을 넓히자는 거다.

박은순: 국·공립시설과 민간시설의 차이가 크다는 데 정말 공감한다. 집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 1명이 5명의 아이를 맡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씩은 사람이 나가고 들어온다. 선생님이 바뀌면 아이들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들었다. 고용이 안정된 상태에서 아이를 돌보는 국·공립과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김경수(가명): 이곳(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도 그렇고 정부종합청사 부근의 청와대 직원을 위한 어린이집도 정말 환경이 좋더라. 이런 곳에 아이를 보내면, 연봉을 몇 백 더 주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한다. 우리 회사도 본사에 괜찮은 직장보육시설을 만들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러면 본사 근무자가 공장 근무자에 비해 월 50여 만 원의 비용보전의 효과를 보게 돼 심한 불균형이 생긴다고 들었다. 국·공립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그래서 ‘혜택’이라는 거다.

박은순: 민간 어린이집은 사람들이 늘 들락날락 하기 때문에 늘 자리는 있다. 하지만 믿고 맡길 수가 없다. 결국 5살 이상만 받는 국·공립 시설에 4살짜리 아이를 보냈지만 그게 더 마음이 편하다. 반면 국·공립에 아이를 보내는 건 정말 힘들다. 임신 6개월째에 옆집 아주머니가 ‘지금 하지 않으면 아이를 보낼 수 없다’고 하기에 얼떨결에 국·공립 시설에 등록했다. 그랬더니 정말 아이가 2살 된 무렵에 전화가 오더라. 하지만 이사한 상태라 아이를 보낼 수가 없었다. 어찌나 아쉽던지.

김명옥: 어린이집의 먹을거리를 유기농으로 바꾸고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민간 보육시설에서 이익이 가장 많이 남는 급식을 쉽게 포기할 리 없다고 생각한다. 잇속만 차리고 낙후한 민간 보육시설은 국가가 빨리 접수해서 국·공립화했으면 좋겠다.

사회: 정부가 이미 그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원마련 등의 문제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유병학: 국공립 시설 확대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꿀꿀이죽 파문’ 등 민간 시설의 사건 사고가 잇달아 마음 놓기가 아직은 힘들다.

사회: ‘일하는 엄마’들의 고충은 없나.

박은순: 아이가 아플 때 직장에 제 시간에 나가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반차(월차를 오전, 오후로 반씩 나눠 쓰는 것) 제도를 활성화했으면 좋겠다. 가끔 집안 일이 있을 때면 오전 혹은 오후근무만 하게 하고 ‘반차’를 쓴 것으로 인정해주는 곳이 있다. 그걸 제도화하자는 거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온 뒤에도 ‘당당히’ 출근하고 싶다.

사회에서 아무리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야근이 잦은 직종은 능력이 뛰어나도 아이가 있다고 하면 뽑아주질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야근하는 엄마를 위해 보육시설에서 야간에도 아이를 봐줬으면 좋겠다.

김미경: 하지만 보육시설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의 근무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야간에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웃음).

그리고 남편과 육아휴직을 나누어 쓰는 ‘파파쿼터제’에 대해 들었다. 바로 현실화하기는 힘들겠지만, 보육의 공공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명옥: 유아를 가진 젊은 부모들의 의견을 묶어내는 작업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조직도 만들고 세력화도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우리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