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대선 캠페인]2030유권자의 목소리를 정책으로-②주택
2007 08/07   뉴스메이커 736호

“무주택자 ‘내집 마련’에 정책 초점을”
임대주택 임대료 내리고 독신용 초소형 아파트·오피스텔도 국가서 임대를














지난 18일 만해NGO센터에 모인 참석자들이 직접 ‘주택 정책 제안’ 카드를 쓴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언제쯤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지난 7월 18일 집담회를 위해 만해NGO센터에 모인 무주택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착실히 일하고 있는 이들은 하지만 언제쯤, 어떻게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성적으로는 집은 투자용이 아니라 거주용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집을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무력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집세를 중심으로 정책을 생각하다 보니 가격을 조금씩 낮추는 차원의 정책을 주로 펼치는데 돈 없는 무주택자들의 소득 수준을 중심으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무주택 서민들이 언제쯤, 어떻게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윤곽을 그릴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또 임대료가 현실적이고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면 임대주택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임대료가 비싼 임대주택을 보면, 정부의 정책이 멀게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20대 참석자들은 혼자 살 수 있는 초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국가가 임대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전세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싫다는 것이다.









참석자
윤도형(남·29) 광고인·경기 안산·부모님과 동거·무주택
양대영(남·27) 회사원·서울 중구·혼자 월세방 거주·무주택
김종욱(남·23) 초등교사·서울 동작구·부모님과 동거·무주택
장성식(남·31) 중고차 딜러·경기 성남시·부모님과 동거·무주택
김이슬(여·27) 중학교 교사·인천 남동구·부모님과 동거·무주택
이순옥(여·33) 전업주부·서울 성북구·가족과 전셋집 거주·무주택


사회(천준호): 자신이 겪고 있는 집값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정책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달라.













윤도형
윤도형: 무엇보다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공공아파트의 경우 매매 자체를 아예 금지하면 어떨까. 싱가포르처럼 무한임대해준다면 집을 재산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여기지 않을까?

사회: 싱가포르는 환매조건부 주택분양을 하고 있다. 이는 주택 매매는 가능하지만 정부 공급자에게만 팔도록 해 거래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종부세 등 세금으로 제재하고 있다. 주택은 재산 증식의 수단이 아니라 주거용이라는 윤도형씨 생각에 다 동의하는지.

김이슬: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주택을 재산 증식의 도구로 삼고 있는 현실에서 나만 혼자 모르고 있으면 바보가 되지 않겠나.

김종욱: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하려면 상가나 토지에 투자하는 게 옳지 않은가. 왜 굳이 자기 집을 수차례 옮겨가면서 재산을 늘리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양대영: 겪어 보니 집을 옮겨가며 재산을 늘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더라. 입사하자마자 신입사원 교육시간에 ‘입사했으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무조건 집을 사라’는 얘길 들었다. 1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냐고 했더니 ‘그게 무슨 걱정이냐. 이자 열심히 갚다 보면 집값은 두세 배 되어 있을 텐데’라고 대답하더라.













김이슬
이순옥: 나는 아직 집을 사지 못했는데 나 자신이 무능력한 게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머릿속에 소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그것 때문에 스스로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지.

사회: 주택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 대상은 아니지만, 재산 증식의 도구로는 인정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즉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과 재산 증식의 도구는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공존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펴야 바람직하겠나?

장성식: 지금 절실한 것은 내가 살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이순옥(가명): 20대에 직장에서 일을 시작해 30대에 결혼하려면, 보편적으로 이 정도의 주택에서 살 수 있다는 개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종욱: 그렇다. 노무현 정부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 한다. 하지만 집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는 앞으로 내가 언제쯤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계획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집값을 낮추려는 정책 말고, 무주택자들이 언제쯤, 어떻게 집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김종욱
장성식: 대출이자를 낮춰 내집마련을 쉽게 했으면 좋겠다. 대부분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불안하다. 금리를 인하하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사회: 주택담보 대출의 95%가 변동금리를 적용받았기 때문에 IMF 외환위기 시절 주택 대출금리가 올라 집을 내놓은 사람이 많았다.

양대영: 우리 정부의 정책은 뭐 하나 한다고 해놓고는 어디까지는 봐준다든지 소급 적용을 한다든지, 후퇴가 많다. 이왕 시작했으면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앞으로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이 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폭락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살려달라고 할테고 그러면 우리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구제해줄 것이 뻔하다. 그렇게 하지 말고, 투기는 절대 구제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어야 한다.

윤도형: 다음 세대는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끔 건전한 투자방법을 교육하면 어떨까. 영국에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펀드를 조성하더라. 또 주택 거품이 사라진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적극적인 투자교육이 (장차)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양대영: 나는 영업사원이라 운전을 많이 한다. 운전하다 보면 그 많은 자동차가 도대체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자동차들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중부고속도로는 원래 막히지 않는 도로였는데 주위에 아파트단지가 쭈욱 들어선 후에는 교통체증이 심해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도로’가 돼버렸다. 주택을 더 멀리 분산해야 한다.

권수현: 그러자면 수도권과 지방 간 근접성을 높여야 한다.













양대영
양대영: 살고 싶은 도시가 어떤 도시냐는 설문조사를 하면 ‘교육 도시’가 꼽힌다더라. 학창시절 청주가 교육의 도시라고 배웠는데, 왜 청주에서는 사람이 줄고 분당에는 사람이 몰리는 걸까. 장기적으로 지방에 교육도시를 개발하다 보면 분산되지 않을까?

김이슬: 학군 개념만 없어져도 서울 중심에 모인 사람들이 많이 분산될 것이고 이들이 흩어지면 자연스럽게 주택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또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 도심보다는 외곽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져 주택 가격도 내려가지 않을까.

양대영: 지방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 교육·교통·환경적인 장점 혹은 세금감면 등 혜택을 준다면 지방에 가서 살지 않겠나.

권수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20대들에겐 버는 돈에 비해 집세가 너무 비싸다. ‘1인용 아파트 단지’는 어떨까

양대영: 동감이다. ‘국민임대오피스텔’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20대들은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해서 전세금을 대출받거나 부모님께 손을 벌려야 한다. 7~8평짜리 작은 국민임대오피스텔을 장기 임대해준다면 젊은 사람들이 발 뻗고 자지 않겠나.

사회: 임대주택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이순옥: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 임대료가 비싼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홍보하는 반값아파트도 멀게만 느껴진다. 정책을 마련하는 사람들은 돈 없는 무주택자를 생각해봤는지.

사회: 자산 가치의 상승은 없고 임대료만 내는 임대주택이라도 선택하겠나?

양대영: 주거환경이 좋은 지역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선택할 것이다.

<진행 천준호 KYC 공동대표정리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