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 광주 역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서울KYC에서는 박은경, 마기철, 임혜민, 장대진, 장지은, 양윤정, 여은희, 김성민, 최혜원, 오형준, 공영해, 최리라, 권주영, 배건욱, 다카하시 켄키치, 박용익, 임금지, 임금지동생, 우미정, 천준호, 천태민, 최융선, 하준태, 현주 님 (24명.무순)

– 서울. 청주, 대구, 포항, 순천, 목포 KYC. 그리고 (준)광주KYC. 140여명의 여러지역의 회원이 함께했습니다.

후기는. 서울 임혜민 회원의 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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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진행을 맡았던 본부 활동가 최융선]



[임혜민]

광주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아플 때가 있잖아요.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만난 광주도 그렇고, 다큐멘타리를 통해 만난 광주도… 늘 마음 아프게 만났던 것 같아요.

그러던 와중 KYC에서 광주518역사여행을 준비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 기회에 진짜 광주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훌륭한’ 대통령을 둔 덕에 시국이 그야말로 흉흉하잖아요. 518역사여행 출발 전날인데도 제 마음은 광주에 갈 준비가 안 되더라고요. 518관련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고 자려하니 답답한 마음에 또 잠이 안 오더군요. 뜬 눈으로 밤을 새고 다음 날 아침 광주로 출발했지요~



[광주KYC 준비위원회 회원들이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518기념재단의 ‘오월지기’님]



[서울.청주 회원들에게 해설을 해주셨던 오월지기 박석천 님]

광주 전남대에 도착해서 전국 KYC활동가분들과 회원분들을 만나고, 오늘 안내를 해주실 오월지기분들도 만났습니다. 오월 광주의 정신이 숨 쉬고 있는 전남대 곳곳을 둘러보며 우리의 518역사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 학생들이 모여 뜻을 함께하고 행동했던 그 곳이, 계엄군에게 구타를 당하고 감금되었던 그 곳이, 지금은 한가로운 대학교정의 모습으로 변해 축구를 하며 뛰놀고, 잔디밭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곳이 되었어요. 80년 5월 18일과 08년 5월 18일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전남대 박관현 열사 혁명정신 계승비 앞]

또 당시 광주학살의 여파는 현재 광주의 투표행태로도 알 수가 있다며, 이것은 지역감정 차원의 것이 아니라는 오월지기님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우리 가족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해친, 학살정당의 뿌리를 가진 그 사람들을 지지할 수는 없었다라는 얘기… 이해가 되더라고요. 최소한 그들만은 지지할 수 없었던 광주시민들의 마음을요. 광주시민의 깊은 상처를 지역감정이라는 것으로만 제한해놓았던 저의 얕은 생각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어요.

전남대에서 풍성한 뷔페식 점심을 먹고, 518자유공원으로 이동했습니다. 518당시 군사재판을 위해 만들어졌던 법정과 영창의 모습을 재현한 곳이었어요.





영창의 구조는 제가 평화길라잡이 활동을 하기때문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자주 보는, 자주 보면서도 반갑지만은 않는, 부채꼴형으로 되어있더라고요. 저희는 영창체험을 해보았는데, 교관의 역할을 맡아주신 분들은 다름아닌, 518민중항쟁 참여 후, 이곳으로 끌려와 모진 고문을 겪었던, 군사재판을 받았던 분들이었어요. 기분이, 뭐랄까… 참 묘했어요. 몸에 생긴 상흔보다 훨씬 더 깊은 상처가 마음 속에 남겨져 있을 그 분들을 뵈며 부끄러운 마음이, 고마운 마음이, 또 송구스러운 마음이 교차하더라고요.

518민중항쟁이 발생한 이후 당시 정권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518에 참여했던 시민들을 갖은 고문과 탄압으로 서로를 증오하게 만들고, 5월 항쟁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일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곳에서 공작에 착수하였던 것이라고요. 사람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나 비인간적이 될 수 있는지, 도저히 제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기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고… 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숨이 절로 나고,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화려한 휴가 세트장’ (오월지기 박석천쌤의 유머를 인용하자면 ‘화려한 세트 휴가장’ㅋㅋ)에 잠시 들렀다가 망월묘역지를 찾았어요. 묵념을 하기 전에 역사의 문 자료관에서 518당시 현장사진 등을 보고 나온 터라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태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도 진실한 마음을 담아 묵념을 했어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라고요.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전시관에서 본 판넬에는 이런 글이 있었어요.

“역사는 이날을 기억하라 요구한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역사는 되풀이 된다.”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오월 광주를 기억하고 전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오월지기 선생님께서 안내 중에 하신 말씀인데, 오월지기 활동의 근간이 되는 말인 것 같아요. 오월지기님들의 뜻있는 활동을 지지하며^^ 저도 기억하고 전해야 하는 책임이 있음을 확인하며, 역사기행 후기를 마칩니다. 이에 더해 광주 민중항쟁의 진실이 완전히 규명되어,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미가 하루빨리 회복할 것을 믿습니다^^

덧붙임) 이 날 하루 종일 서울은 궂은 날씨에 비가 많이 왔다던데 다행히 광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큰 어려움 없이 역사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푸짐하고 맛있었던 점심과 저녁식사메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고요~ 오월지기님의 꼼꼼한 안내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전국에 KYC활동가, 회원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뜻 깊었어요. 우리 모두 기억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