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유권자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통계가 대변하는 2030의 ‘서글픈 현실’

























‘비싼 등록금’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애써보지만 정규직과 같은 ‘좋은 일자리’는 52%정도만 구할 수 있다. 지난달 경기 일산 한국국제 전시장(KINTEX)에서 열린 ‘일자리 한마당’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정보를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경향신문)














위 _ 취업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면 육아문제가 2030세대의 앞을 가로막는다. 2005년 현재 88%의 부모가 믿고 맡길 보육시설이 없다고 대답했다. 서초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수업받고 있는 아동들. 아래 _ 도시 근로자의 저축 가능액(80만 원)을 47년간 모아야 99㎡(30평)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통계도 있다. 아파트 시세표가 붙은 한 부동산중개소의 유리창.















뉴스메이커·KYC 공동 ‘2007대선 캠페인’

대학생 취업준비에 연 200만 원 이상 지출

뉴스메이커와 KYC는 공동으로 ‘2030유권자의 목소리를 정책으로’캠페인(이하 2030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지난 7월 30일부터 8주간 20~30대 유권자를 대상으로 집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청년실업, 보육, 비정규직 등 총 8가지 주제의 집담회에서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불만과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각 대선주자 진영에서도 매주 집담회를 읽고 대안을 보내왔습니다.

2030캠페인의 두 번째 순서는 ‘20~30대 세대를 위한 정책제안’입니다. 현 대선주자들이 2030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해 ‘알맹이 없는 정책’만 나오고 있다는 게 문제의식의 출발입니다.

본격적인 정책 제안에 앞서 KYC는 먼저 2030세대의 현실을 통계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각종 통계치를 인용한 아래의 글은 2030세대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편집자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수(2년제, 대학원 포함)는 1975년 23만5000여 명에서 2002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1만 명당 대학생 수는 1975년 66.7명에서 지난해 623.2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매년 50만 명이 넘는 대학 졸업자(2년제, 대학원 포함)가 사회로 쏟아져나오는 실정이다.

이처럼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주된 이유는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때문일 것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일반대학 등 학문 중심의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남성은 고졸 남성보다 38%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여성은 거의 두 배가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2007, OECD 교육지표).

이유야 어쨌든 반수 이상의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을 선택하지만, 졸업까지는 ‘등록금’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전체 대학생의 77%가량을 담당하는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평균 650만 원 정도로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2007, 기획예산처). 이 때문에 2학기만 되면 절반이 넘는 학생이 휴학을 고려하고, 학자금 대출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매년 평균물가 오름세에 비해 두 배 정도로 오르기만 하는 대학 등록금을 낮추어보겠다는 정책은 많지 않다. 정치인들의 공약과 정책은 대부분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힘들게 들어간 대학 ‘고비용 저효율’

게다가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공부를 하는 것만으로 취업준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취업을 위해서는 토익공부는 기본이다. 전공과목을 보충하고 각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데 연평균 200만 원 이상(2007, 잡코리아)을 지불해가면서 쉼 없이 매진해야 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백수라는 좋지 않은 경력을 만들지 않기 위해 대학 졸업을 미루는 방법도 있다.

일부 지도층은 ‘일자리는 널려 있는데,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눈높이가 높아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경제구조가 변화하면서 사라지는 일자리는 차치하더라도, 20~30대 임금노동자 중 52.1%가(2005, 비정규노동센터) 비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한다. 또 그중 겨우 7%만 정규직으로 옮겨갈 수 있는 현실이다(1998~2005,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 그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수가 있다고 해도, 당연히 불안한 일자리를 기피하는 것이다.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 소득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에 비해 2005년 현재42%가량 상승(통계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평당 464만 원이던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1997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평당 1462만 원으로 올라 215%라는 경이적인 오름세(부동산뱅크)를 기록했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저축 가능액(80만 원)을 매년 모았을 때 서울에서 30평 평균가 아파트를 마련까지 47년3개월 (2005, 통계청·한국은행)이 걸리는 셈이다.

혹시 ‘반값 아파트’라면 20~30대 청년들이 구매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강제적으로 800만 원으로 낮춘다고 가정해봐도, 일 년 동안 저축할 수 있는 돈(80만 원, 2005 통계청)으로는 겨우 3.3㎡에 발을 뻗고 누울 수 있겠다.

전체 취업자 중 10%에 불과한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금융회사 종사자가 아니면 (2004, 한국개발원 고용보험 DB, 통계청) 사실상 내가 직접 인생 설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나마 그들은 대출이라도 수월하니, 서점에 꽂혀 있는 ‘2030세대 내 집 마련 요령’이니, ‘2030 평생부자 프로젝트’니 하는 책들을 읽고 그 가능성을 실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육아 때문에 퇴직한 엄마 64.5%

출산과 보육문제는 어떨까. 경품처럼 주어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장려금에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출산율은 올해 들어 겨우 ‘황금돼지해’라는 마케팅 덕택에 조금이나마 반등했다.

올해 서른 살의 대기업의 여성 대리가 첫아이를 가졌는데, 같이 수다를 떠는 동료들은 대뜸 “언니 대책 있어?”를 축하의 말로 건넨다. 요란한 여성가족부의 노력에 불구하고 여전히 믿고 맡길 보육시설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비율이 88% (2005, 국무조정실 설문)나 되고, 결혼·출산·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엄마의 비율이 64.5%(2005, 위민넷·리쿠르트)인 걸 보면 어쩌면 당연한 물음인지도 모르겠다. 중산층은 월 평균 89만 원(전체 지출의 22%)을 자녀교육비로 지출(2007, CLSA증권 아시아지역)한다 하고, 부모의 월 평균 소득이 200만 원 이하면 수능성적이 287점, 500만 원 이상이면 317점(2006, KDI)이라는데, 과연 우리아이는 얼마를 투자하면 대한민국의 5%가 입학한다는 대학을 갈 수 있는 걸까? 우리나라 아빠들은 정말로 돈만 많이 버는 기계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닐까?

혹자는 ‘아이를 하나 가지면 파산의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하고, 둘을 가지면 4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이제 해외의 금융자본들은 GDP 대비 사교육비 비중이 연간 16조 원(2006, OECD 통계연보)으로 늘어난 한국의 사교육 시장에 투자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소리까지 들린다.

2030 비전 제시할 정치세력 없어

고액 등록금과 취업준비에 시달리다가 겨우 비정규직으로 취업해 내집마련, 출산 고민에 시달리는 2030세대. 그러나 정치인과 관료들은 지금의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2030세대의 지독한 정치 불신이 근본대책이 없는 지금의 현실을 부채질한 것도 사실이다. 2030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막막한 현실을 물려받았음에도, 선거를 통해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한때 2030의 다수는 386 정치인을 지지했지만, 그들은 2030을 외면했다. 2030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새로운 정치세력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에게 “백수로 살더라도 당당해라. 네 잘못이 아니다. 이 사회가 너를 보살펴 줄 때까지 버텨라”라고 위로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저 우리의 무력함을 탓하면서 공무원시험 준비에 청춘을 다 투자하고, 우리 사는 것도 버거우니 애는 안 낳으면 그만이고…. 그러나 이런 위로와 신세한탄은 그저 공허할 뿐, 달라지는 건 없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30대는 40%대, 20대는 30%를 겨우 넘기는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래서는 정치인들이 지금의 청년 또 그 다음 세대를 위한 대안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상황은 2030세대에게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다. 이들은 부자들끼리 결속이 강화되고 가난한 자들끼리만 경쟁하는 희망이 없는 구조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저 세대 내부의 경쟁을 통해 바늘구멍을 통과하려 한다.

선거를 포기하느니, 차라리 선거를 거부하는 것이 낫다. 누군가 알맹이 있는 정책을 준비해 2030세대의 표를 얻기 위해 손을 내밀 때, 그때 투표하자.

포기는 무관심과 냉소의 결과지만, 거부는 2030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 정치세력에 대한 강력한 의사표현이다. 대통령 후보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에 대한 진실한 대답을 요구하자. 각각의 정치세력이 2030세대의 절망 앞에 반성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만들자.









통계로 보는 2030세대의 현실

20대- 일자리

■ 취업준비

졸업 후 평균 11개월

재학 중 취업과외비 연 200만 원

■ 소득

정규직 평균

대기업 대졸 초임224만 원

중소기업 대졸 초임176만 원

비정규직 월평균 88만 원

고용불안

20대 55% 비정규직

신규 채용에서 계약직 채용 수 증가

정규직 전환비율 7%

30대 초반- 결혼비용

남 9600만 원 전세 8500만 원

여 3300만 원

30대 중반- 내집마련

■ 전셋값 인상

물가상승률 3배

서울은 4배 2500만 원(82.5㎡)

■ 분양가 상승

분양가 자율화 이후 215% 상승

■ 지불 능력 한계

소득은 동기간 42% 증가

월 저축 가능액의 80만 원 이내

30대 후반- 교육

■ 사교육비 폭증

사교육비 증가율 12%

소득증가율 5.3%

중산층 평균 89만 원

30대 중반-육아

■ 보육시설

믿고 맡길 보육시설 없다 88%

국공립보육시설 비중 4.8%

■ 휴가제도

출산휴가 30.5% 사용

육아휴직 4% 사용

결혼, 출산, 육아로 직장 그만 둔 엄마 64.5%


<최융선 KYC 사회정책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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