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대통령 탄핵에 즈음한 KYC 성명서>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지켜만 볼 수는 없다

오늘 2004년 3월 12일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합법을 가장한 의회권력의 뻔뻔한 테러로 난자당한 날이다. 우리는 권위주의 시절을 마감하면서 다시는 민주주주의 이름으로 거리에 나설 일이 없을 줄로만 믿었다. 그러나 우리의 이 상식적인 소망은 후안무치한 금뱃지들에 의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그들은 자신의 정략적인 목적으로 국민 다수의 뜻과 배치되는 폭거를 자행함으로써 결코 반복되지 말아야 할 과거로 돌이켰다.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은 너무 서글프기만 하다. 엄혹한 독재 하에서 청춘을 바치며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의 가치가, 민주항쟁을 통해서 국민과 함께 키워왔던 참여공동체의 지향이 이미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바 다름없는 잔여임기 한달의 국회에 의해 송두리째 뽑힌 현실이 납득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눈에는 자꾸 눈물이 맺힌다. 신군부에 의해 국권을 찬탈당했던 그 때의 눈물이, 광주학살에 한 서렸던 그 슬픔이 자꾸 생각난다. 우리는 묻고 싶다. ꡒ도대체 당신들이 한 짓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는가?ꡓ

그 동안 KYC는 정치나 권력의 문제보다는 생활현장의 문제에 주목해 왔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스스로의 삶부터 바꿔보자고, 위기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배가 되자고, 주민들과 함께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지역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건 이제 이 사회의 시민의식과 민주주의 역량이 그만큼 성숙했고 그래서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민의를 근간으로 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질서가 설 자리를 잃은 오늘의 현실은 다시금 87년 6월항쟁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KYC는 이번 탄핵을 의회 쿠데타를 통한 정권의 찬탈이자 이 사회의 민주적 역량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명백히 규정한다. 또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국론을 통합해야 하는 국회가 민의와 정면 배치되는 행위를 통해 심각한 국론분열을 조장했으니 그 존재근거가 상실되었음을 천명한다. 국회는 탄핵 결정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철회 조치를 취한 후 스스로 무자격 무능력을 인정하고 시급히 해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노도와 같은 국민의 울분이 제2의 민주항쟁을 통해서 역사 속에서 영원히 추방할 것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우리 KYC는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도 명쾌한 결정도 중요하며, 총선에서 썩은 정치의 판을 바꾸는 선택도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당장은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의 공든 탑을 지키려는 국민적 행동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우리는 가진 것을 다 내어놓고 상식있는 국민들과 함께 명예로운 시민저항에 나서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호소한다. ꡒ국민 여러분!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기세등등한 저들이 더 설칠 것입니다. 저들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바로 우리에게 있으니 우리가 나서서 바로잡읍시다.ꡓ

2004년 3월 12일

KYC(한국청년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