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기분좋은 만남10월호> “생각꺼리”에 실린 글입니다.

신나는가게 이난영간사

우연히 20평의 텃밭이 생겼다.

몇 날을 고민 끝에 이번엔 땅콩, 고구마, 감자, 토마토 등 몇 가지를 심기로 생각하고 시장에 갔다.

다른 식물은 보통 식물 기르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걱정이 없었지만 땅콩은 특별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거라서 잘 기르고 싶었다.

땅콩 모종을 사면서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 다른 것과 같이 심고난 후 꽃이 피면 꽃을 땅에 잘 묻어 주세요. ”

꽃을 땅에 묻는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 나는 다시한번 물어 보았지만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드디어 땅콩 꽃이 피었고 꽃을 땅에 묻으라는 말이 생각나 컴퓨터를 찾아보거나 아는 사람에게 물으면서 해답을 찾았지만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고구마 순이 많아질 무렵 순을 따주어야만 영양이 아래뿌리로 몰려 더 크게 된다며 줄기 정리를 해주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아~ ! 땅콩도 꽃이 피면 열매가 맺히게 되고 땅속과 땅위에 다 열매가 맺으면 식물이 힘들어 질거야!

그러니 줄기와 꽃을 제거해줘야겠구나 그래서 땅에 묻으라는 거구나‘

그날 이후 밭에 들를 때 마다 땅콩 꽃 정리를 해주었다.

잘 자라 달라고 .. 많은 수확을 기대하면서 .

더운 여름도 지나고 9월 중순이 되어 땅콩 수확기라고 TV에서 얘기 하는 것을 보고 수확의 기쁨을 꿈꾸며 한, 두포기를 뽑아 봤지만 예상과 달리 땅속은 허전했다.

아마 덜 익어서 그럴 거라고 덜 여문 것이 익으면 많아질 것 같아 다시 심어 놓았다.

며칠 후

아는 분이 갑자기 “왜 땅콩이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고 나에게 물었다.

“글쎄요 .”

“땅속에서 나는 콩이라서 땅콩이라고 부른다”고.

그때까지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땅콩의 꽃이 자라서 일정시간이자나면 저절로 땅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땅속에서 콩을 만든다는 것이다. 다른 콩 들은 꽃이 지면서 그대로 위에 콩이 만들어지고 땅콩은 땅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다음날 밭으로 뛰어가 땅콩을 캐보았다,

중앙에 뿌리가 있고 둘레로 땅콩이 매달려있었다.

땅콩열매의 줄기는 잎줄기의 2센티미터 정도 위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시장할머니의 말은 줄기 끝 쪽에 자라는 꽃들도 땅속에 심어주면 수확을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내가 때마다 신경 써서 꺾어 준 꽃들이 미래의 예쁜 땅콩이었다니…

열심히 땅콩을 기다린 농사는 헛일이 되었지만 체험자의 말을 그대로 믿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해에는 꼭 땅콩 풍년을 만들 거라고 꿈을 꾸어본다.